기아의 첫 전용 전기차 'EV6' 사전예약이 하루 만에 마감했다. 현대차·기아의 미국 월 자동차 판매량이 포드를 처음으로 제친 뒤 나온 결과다. 현대차그룹이 전기차 시대에서 시장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기아 미국판매법인(KA)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기반의 EV6 1500대를 사전예약 받은 결과 하루 만에 완료됐다고 9일(현지시간) 밝혔다.
EV6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적용으로 넉넉한 내부공간과 빠른 배터리 충전을 지원한다. 앞바퀴와 뒷바퀴 간 거리는 2900㎜로 준대형급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수준을 웃도는 수준이며, 800V 초고속 충전 시스템을 이용할 경우 18분 만에 10%에서 최대 80%까지의 초고속 충전이 가능하다.
이번 사전예약은 기아 한정수량만 생산하는 'EV6 퍼스트 에디션'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증강현실(AR) 헤드업 디스플레이, 원격 스마트 주차 기능, 선루프, 20인치 휠, 프리미엄 오디오 시스템, 77.4kWh 배터리 등이 기본 사양이다.
기아는 이번 사전예약에서 커넥티드 서비스 '기아 커넥트'를 손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애플워치'를 증정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했다. 사용자는 애플워치에서 기아 커넥트 앱으로 EV6를 조작하거나 배터리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기아는 EV6를 국내에 7월 출시하고, 4분기 유럽에 이어 미국에 내년 초에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사전예약 대수는 국내는 3만대, 유럽은 7300대 수준이다.
관건은 생산이다. 반도체 수급 불균형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나오는 만큼 쉽진 않아 보인다. 미국 사전예약 대수도 이를 고려해 낮게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의 경우엔 지난달 24일 E-GMP 기반 전기차 '아이오닉5'를 공개했으나 구체적 사전예약 대수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EV6보다 빠른 올가을 미국에서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미국에서 17만4043대를 팔아 포드(16만520대)를 꺾었다. 상대적으로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차질 영향이 적으면서 현지 시장에서의 판매 순위를 갈아치웠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