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기의 디지털경제] 애플과 테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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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기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역사를 돌아보면 인류의 삶을 획기적으로 바꾸어 놓은 기업들이 있었다. 자동차의 대량생산 시대를 이끈 포드, 전기산업의 발전을 선도한 GE, 전화서비스 시대를 연 아메리칸 벨(American Bell), 아스피린을 생산한 바이엘(Bayer), 컴퓨터 산업의 발전을 선도한 IBM 등의 기업은 인류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제고하고, 새로운 산업을 만들어 낸 혁신 기업들이었다. 이러한 혁신 기업들의 공통점은 완전히 새로운 상품과 비즈니스 모델의 창출을 통해 존재하지 않던 시장을 만들어서 그 이전에는 누릴 수 없었던 혜택과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해 주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혁신 기업들과 필적할 만한 당대의 혁신 기업을 선택하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어떤 기업이 선택될 수 있을까.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기업들 중에서도 정말 그 기업이 아니었다면 새로운 변화가 불가능했다고 말할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다. 실제로 혁신은 기존의 기술을 변화시키고,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하면서 이루어 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어떤 한 기업이 새로운 혁신을 주도했다고 표현하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일 수도 있다. 하지만, 포드, GE 등 인류 역사를 변화시킨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당대의 혁신 기업을 선정하라고 요청을 받는다면 아마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자동차의 출현 이후 우리의 삶에 가장 큰 변화를 초래한 스마트폰을 개발한 애플과 인류의 가장 심각한 현안 문제인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핵심 기술인 전기자동차와 에너지 충전 기술을 선도하고 있는 테슬라를 선택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떠한 요인들이 애플과 테슬라를 인류의 삶의 질에 변화를 가져온 혁신 기업으로 간주될 수 있도록 만들었을까. 두 기업은 스티브 잡스와 일론 머스크 없이는 생각할 수 없다. 스티브 잡스와 일론 머스크의 신념과 확신, 그리고 그러한 자신의 생각을 종업원, 투자자, 소비자가 믿게 만드는 카리스마가 애플과 테슬라로 하여금 스마트폰과 전기차라는 새로운 제품의 시장 출현을 가능케 하였다. 월가의 투자자와 언론의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고 세상을 바꾸는 기술을 만든다는 확신을 가진 경영인만이 인류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혁신 기업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잡스가 생존 시 자주 사용했던 '미친 위대한 제품(insanely great product)'을 만든다는 경영자의 확신이 없이는 혁신 기업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경영인의 신념, 확신과 함께 필요한 것이 기존의 틀을 부수는 혁신적 사고를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의 구현이다. 애플이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할 때 모바일폰 시장은 노키아라는 절대 강자가 있었고, 모토로라, 삼성, 에릭슨 등 거대 기업들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었다. 더구나 새롭게 등장한 블랙베리가 기업용 모바일폰 시장을 빠르게 장악해 나가고 있었다. 하지만, 애플은 터치 스크린을 통해 사용자 편의성을 확대하고, iOS 운용체계에 기반한 앱 스토어를 구축하면서 기존의, 통신기능 중심의 모바일폰을 '손안의 컴퓨터'인 스마트폰으로 바꾸어 놓는 획기적 변화를 이루어 낼 수 있었다.

테슬라 역시 가솔린, 디젤 등 내연기관 자동차를 배터리에 의한 전기 자동차로 대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수직 제작 공정체제를 통한 80% 이상 부품 자체 생산, 소비자에게 직접 자동차를 판매하는 새로운 유통체계 도입, 무선인터넷을 통한 소프트웨어 자동 업그레이드 등을 통해 기존의 자동차 생산 공정, 판매 방법, 서비스 시스템을 완전히 파괴하는 새로운 자동차 생산, 판매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새로운 제품으로 인류의 삶을 변화시키겠다는 신념을 가진 기업인의 출현과 기존의 시장을 완전히 변화시키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앞으로 우리 기업들 중에서도 시장에서 성공하는 좋은 기업(Good company)을 넘어서 인류의 삶의 질을 변화시키는 위대한 혁신 기업(Great Company)이 만들어 지기를 기대해본다.

민원기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wonki.min@suny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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