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평생 농업을 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식탁이있는삶의 가치는 협업 농가들과 함께 '돈되는 농업 환경'을 만들자는 데 있습니다. 농업을 미래 핵심 산업으로 전환하는 게 회사 비전입니다.”
'농산물계 문익점'. 김재훈 식탁이있는삶(이하 식삶) 대표를 소개할 때 흔히 붙는 수식어다. 김 대표는 해외에서 신품종 종자를 수입하고 이를 국내 환경에 맞는 재배법으로 개발해 판매까지 참여한다.
식삶은 스페셜티(고부가가치) 푸드 기업이다. 해외에서 신품종 작물을 들여오거나 국내에서 재배하는 기존 품종을 개량해 고부가가치 식자재를 만든다. 이런 식자재를 국내 150여곳 농가와 손잡고 직접 생산하고 온라인 직영몰 '퍼밀'을 통해 유통한다. 산지와 이커머스 기반을 모두 갖추고 있는 셈이다.
식삶 대표 작물인 '초당옥수수'는 김 대표가 2011년 일본 식품 박람회에서 처음 접한 뒤 종자를 수입해 개발했다. 초당옥수수는 찌지 않고 생으로 먹을 수 있다. 당도가 일반 찰옥수수 보다 두 배 높아 국내서 열풍을 일으켰다.
지난해 초당옥수수 단일 품목만으로 약 40억원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85억~1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위해 초당옥수수 전용 스마트팜을 국내 처음으로 구축한다. 스마트팜은 생산단가를 낮출 수 있는 특수 설비를 개발, 적용한 것으로 일년 내내 초당옥수수를 재배할 수 있는 시설이다.
현재 테스트 작업 막바지이며 오는 8월부터 공사를 시작해 연말 생산이 가능하다.
그는 스마트팜에서 재배뿐 아나라 향후 체험학습에도 활용한다는 복안이다. 김 대표는 “초당옥수수 전용 스마트팜은 전 세계 최초로 연중 생산이 가능한 농업 혁신을 일으키는 것”이라며 “앞으로 농가 교육 모델이나 체험학습장으로 활용할 구상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재배법을 개발해 농가에서 키우고 독점 유통하는 작물은 이 외에도 '동굴 속 호박고구마' '스낵토마토' 등이 있다. 최근 개발에 성공한 작물은 감자다.
일반감자보다 당도가 높고 식감이 좋아 익히지 않고도 먹을 수 있다. 식삶이 직접 종자를 개발한 감자로 품종을 등록하고 특허를 출원할 예정이다. 올 가을 '더 단 감자(가칭)' 첫 수확을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수산물과 축산물 등으로 영역 확대도 꾀하고 있다. 국내 첫 유기농 인증 새우에 도전 중인 식삶은 이르면 올 하반기나 내년 초 생산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
김 대표의 최종 목표는 '돈이 되는 농업'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고부가가치 작물을 키워 판매하면 농가도 이익을 내는 구조를 만드는 목표다.
김 대표는 “국내 농업은 사실 판매 활로가 적다. 도매상에선 값을 하향평준화하고 유통업체들은 가격을 내리기 바빠 우리 농업이 발전하기 어렵다”며 “돈이 되는 고부가가치 작물로 품종을 다양화하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마케팅과 유통 방식도 바꿨다. 농가를 대신해 농작물에 콘텐츠를 만들어 입히고 유통 판로를 개척했다. 식삶이 운영하는 이커머스 퍼밀에서 스페셜티 푸드 매출은 전체 70% 비중을 차지한다.
퍼밀을 통해 이커머스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경쟁사들과 배송 경쟁을 벌인다든가 가격을 낮춘다는 전략은 배제했다. 김 대표는 스스로를 도시농부라 칭한다.
김 대표는 “퍼밀은 '가장 빨리'가 아닌 '가장 맛있을 때' 산지에서 식탁까지를 콘셉트로 한다”며 “다른 이커머스 업체엔 없는 가치에 사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