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도 이하 저온 합성 공정 기술 이용
아르곤 가스 주입 저품질 문제도 해결
전류밀도 24%·평균 수명 10배 이상↑
반도체·디스플레이 분야 등 활용 기대
국내 연구진이 세계 최초로 고성능 그래핀-구리 배선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한국광기술원(원장 신용진)은 손명우 인공지능(AI)에너지연구센터 박사팀이 저온 합성 공정 기술을 이용해 반도체 전극 물리적 손상을 방지할 수 있는 고성능 그래핀-구리 적층 배선 제작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NPJ 2D 머티리얼스 앤드 애플리케이션스'에 게재됐다.
지금까지 그래핀-구리 배선은 800℃ 이상 고온에서 저압 화학기상증착법을 활용, 구리 호일 위에 그래핀을 합성하고 구리 배선에 전사해 제작한다. 하지만 고온으로 인해 배선 기판이나 반도체에 물리적 손상이 발생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최근에는 저온 화학기상증착법에 플라즈마를 적용, 그래핀을 구리 배선에 직접 합성하는 방식을 사용하기도 하지만 플라즈마 높은 에너지로 그래핀 물리적인 손상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아 배선 성능의 저하를 초래한다.
손명우 박사팀은 그래핀 저온 대면적 합성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고성능 그래핀-구리 적층 배선 제작 기술을 개발했다. 기존 기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벤젠이나 피리딘 등 액상 탄소 소스를 그래핀 공정에 사용해 약 400℃ 이하 저온 상압화학기상증착법으로 기판이나 반도체 물리적 손상 없이 그래핀-구리 배선 제작에 성공했다. 특히 아르곤 가스를 주입하는 정화 공정을 도입해 저온 합성 그래핀 저품질 문제도 해결했다.
연구팀이 새로 개발한 그래핀-구리 적층 배선 그래핀을 라만 스펙트럼으로 분석한 결과, 기존 대비 결정성이 우수한 고품질 다층 그래핀 합성으로 확인됐다.
구리 배선 대비 비저항은 3.5% 감소, 전류밀도는 24.1% 개선, 평균수명도 10배 이상 개선되는 등 저저항·고전류밀도·신뢰성이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고성능 그래핀-구리 배선 제작 기술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 폭넓게 적용할 수 있다. 그래핀 기반 배선을 적용한 반도체 소자 상용화에 가장 큰 걸림돌인 고온 합성 공정을 저온 합성 공정으로 대체하고 반도체 표면에 직접 그래핀-구리 적층 배선을 적용한 배선 일체형 반도체 제품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손명우 박사는 “그래핀 기반 배선 일체형 반도체 사업화로 세계 시장 10%를 차지하는 전력반도체 및 마이크로 집적회로 분야에서 약 10조원 규모 이상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고효율 배터리 음극재 소재 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기술 개발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과학기술분야 기초연구사업'과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산업통상자원부 '핵심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 지원으로 이뤄졌다. 손명우 박사(제1저자, 교신저자)와 장재원 광주과학기술원 박사(공동 제1저자)가 주도하고 지상수 한국세라믹기술원 박사(공동 교신저자)가 참여했다.
광주=김한식기자 h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