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합리적 방안 마련 예고에도
'프로그램 사용료' 강대강 대치
인터넷(IP)TV와 CJ ENM 간 프로그램 사용료 갈등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LG유플러스와 CJ ENM이 '채널 송출 중단(블랙아웃)' 불사를 예고, 파장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방송채널 대가산정 협의회, 유료방송-방송채널사용사업자(PP) 상생협의체 등을 통해 합리적 프로그램 사용료 산정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했음에도 IPTV와 CJ ENM 간 갈등이 구체화되는 첫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고객에게 'U+모바일tv에서 제공하고 있는 tvN, OCN, Mnet 등 CJ ENM 채널 실시간 방송이 11일부터 종료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이보다 앞서 CJ ENM은 U+모바일tv 관련 프로그램 사용료 계약에 진전이 없자 LG유플러스에 채널 공급 중단을 시사했다. LG유플러스도 CJ ENM 요구를 거부하고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이다.
양사 간 극적 타결 가능성이 낮은 만큼 블랙아웃이 현실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CJ ENM은 LG유플러스에 IPTV 프로그램 사용료와 별도로 'U+모바일tv'에서 제공하는 CJ ENM 실시간 방송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을 요구했다. 전년보다 2~3배 인상된 사용료다.
CJ ENM은 U+모바일tv는 IPTV가 아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분류되는 만큼 별도 계약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CJ ENM 관계자는 3일 “U+모바일tv는 IPTV 가입자가 아니라 해도 누구나 가입·탈퇴할 수 있고, 가상현실(VR) 특화 콘텐츠처럼 IPTV에 없는 별도 서비스가 제공되는 OTT 플랫폼”이라면서 “OTT 위상과 가입자 규모에 걸맞은 사용료가 책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LG유플러스는 “U+모바일tv는 다양한 디바이스를 필요로 하는 유료방송 이용자 요구를 반영한 IPTV와 연계·파생된 서비스”라면서 “그동안 IPTV 프로그램 사용료 계약과 연계한 것처럼 동일한 방식으로 사용료 계약을 해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U+모바일tv에서 실시간 방송을 제공하기 위해 CJ ENM과 협상을 지속할 것”이라면서도 “협의 노력에도 CJ ENM이 실시간 방송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언급, 프로그램 사용료 합의가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LG유플러스와 CJ ENM 간 갈등은 KT와 CJ ENM 간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CJ ENM은 KT OTT '시즌'에도 종전보다 10배의 프로그램 사용료 지급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와 마찬가지로 KT도 CJ ENM의 요구가 과도하다며 수용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사용료 갈등은 KT '시즌'과 LG유플러스 'U+모바일tv' 등 OTT 플랫폼을 시작, IPTV 플랫폼으로의 확전 가능성이 농후하다.
유료방송 전문가는 “올해에는 IPTV, CJ ENM 모두 분위기가 예전과는 확연하게 다르다”면서 “과거처럼 극적 타결 가능성을 기대하는 건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