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크] 자율주행차에서의 사운드 시스템 기술

Photo Image
현대모비스 사운드 시스템

미래 자동차 기술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떠오르는 것이 스스로 알아서 목적지를 찾아가는 자율주행 차량과 전기차·수소전기차 등 친환경 차량이다. 자동차에는 수많은 기술들이 적용된다. 그 중에서 많이 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잘 모르는 기술이 '사운드 기술' 분야다. 미래차에도 아날로그 감성을 살린 기술이 적용된다고 하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이 필요하고 어떤 방식으로 구현될지 예상이 힘든 영역이다.

미래차 사운드 분야에서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건 좋은 음질을 제공하기 위한 기술의 변화다. 현재 시스템보다 파워가 대폭 증가하고, 채널 수도 20채널 이상의 멀티 채널로 더 세밀하고 풍부한 사운드를 제공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율주행과 연계될 경우 사운드 시스템은 더욱 획기적 변화를 맞이한다. 레벨4 이상의 완전 자율주행에선 운전자라는 개념은 사라지고 모두 승객의 입장이 돼 각자 새로운 이동 경험을 갖게 된다. 이 경우 승객은 전방 주시에 소홀할 수 있어 긴급 상황시 자동차 시스템은 신속하고 정확하게 경고음으로 알려줘야 할 것이다. 입체로 된 경고음이 필요하고, 응급 상황이 감지되면 진동까지 포함된 경고음을 전달해야 한다. 미래형 사운드 시스템의 변화 모습이다.

자율주행 상태에서의 차량 공간도 여러가지 용도로 변화하기에 사운드 시스템도 변모해야 한다. 영화를 볼 때는 3D 서라운드 사운드가 영화보는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고, 화상회의나 통화 시에는 목소리가 또렷이 들리도록 주변의 잡음을 완전히 제거하는 사운드 커튼이라는 기술이 필요하다.

사운드 커튼은 좌석별로 서로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게 할 수도 있고 차량 외부 잡음만 완전히 차단할 수도 있다. 이것은 최근에 양산되고 있는 로드 노이즈 제거 기술이 더 발전한 형태로 볼 수 있다. 또 특정한 사람에게만 소리가 들리도록 초지향성 사운드 기술도 사용될 수 있다. 운전자에는 내비게이션 안내 음성을 들려주고, 승객에게는 각자가 재생하는 음원을 개인별로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기술이 등장할 수 있다.

또 다른 관점에서 차량 내부와 외부가 소통할 수 있는 사운드 시스템이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차량 외부에는 주변 소음을 채집할 수 있는 마이크를 설치해 차량 외부와 내부를 유리창을 열지 않고도 소리로 교감하는 방식이다. 주변의 위협도 감지해 내부에 상황을 알려주기도 할 것이다. 외부의 소리를 실시간으로 입체감 있게 듣기 위해 모든 유리창에는 필름스피커를 부착, 현장감을 높이게 될 것이다. 외부로 소리를 내보내기 위해서는 그릴이나 도어, 범퍼 일체형 스피커를 통해 각종 사운드 정보를 전달할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미래차용 사운드는 진보된 기술을 이용하여 음질은 하이엔드를 추구하면서, 자율주행 상황에 맞춰 승객에게 필요한 사운드를 실시간 제공하는 시스템으로 발전할 것이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 현대모비스는 이런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연구개발(R&D)을 진행하고 있다. 탑승자들에게 시각적, 청각적 즐거움을 동시에 선사하는 '블루밍 스피커시스템'이나 '가변형 스피커'를 개발했다. 소음제어기술과 가상 엔진 사운드 제어기술 등 미래형 사운드 기술도 확보했다. 앞으로 더욱 다양하게 변신할 미래형 사운드 기술은 미래차 승객들에게 참신하고 놀라운 이동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