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먹거리 찾는 렌털업계, '적과의 동침'도 불사

경쟁 치열해지며 환경가전 렌털 포화
품목·채멀 다각화로 新성장동력 발굴
SK매직, 삼성 손잡고 대형가전 대여
웰스, GC녹십자와 건강가전 시장 개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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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매직 관계자가 SKT 매장에서 렌탈 제품을 상담하고 있다.(사진: SK매직 제공)

국내 렌털 업계가 품목 다각화로 사업 확장하고 있다. 시장 확대에 따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종산업은 물론 경쟁사와도 손잡고 차별화된 제품·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2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매직과 웰스 등은 삼성전자, GC녹십자헬스케어 등과 손잡고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에 집중됐던 매출구조를 깨고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매출 1조원, 계정 수 200만개를 돌파한 SK매직은 최근 경쟁사인 삼성전자와 손잡는 파격 선택을 했다. SK매직이 보유하지 않는 대형 생활가전을 렌털로 판매하는 게 핵심이다.

양사의 첫 협업 품목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판매될 예정이다. 의류관리기, 세탁기, 건조기 3종을 우선 출시한다. 이달 말까지 인플루언서를 대상으로 '매직케어 솔루션 체험단'을 꾸려 3개 제품의 홍보도 시작한다.

SK매직은 삼성전자 대형가전을 렌털로도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 외에 관리 서비스를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 3000명이 넘는 방문판매영업(MC) 인력을 활용해 세탁기, 건조기 관리와 함께 세척 서비스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의류관리기는 기기 관리는 물론 옷 등을 정리하는 공간관리 서비스도 출시해 결합상품으로 판매한다.

웰스는 GC녹십자헬스케어와 손잡고 '디지털 헬스케어 가전' 시장 개척에 나섰다. 하반기 중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접목한 매트리스를 출시, 숙면을 돕는 디지털 헬스케어 서비스까지 선보일 계획이다. 웰스 매트리스에 탑재된 센서로 수면시간이나 자세 등 정보를 수집하고, GC녹십자헬스케어가 분석해 맞춤형 숙면 솔루션을 제공한다. 일대일 맞춤 건강 상담은 물론 차나 건강기능식품 판매까지 연계한다. 숙면 솔루션에 이어 혈압과 혈당, 다이어트 등 만성질환 개선을 위한 사업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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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델이 가정용 식물재배기 웰스팜으로 재배된 기능성 채소를 이용해 요리를 하고 있다.

웰스 관계자는 “회사가 지향하는 생활 맞춤 가전에서 개인 건강 맞춤형 가전 영역까지 사업을 확장한다”면서 “렌털 가전에 헬스케어를 입혀서 새로운 서비스 경험을 주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렌털업계의 적극적 신사업 추진은 치열해진 시장 상황에 기인한다. KT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가정용 및 개인용품 렌털시장 규모는 약 11조원이다. 이중 절반 이상이 공기청정기, 정수기 등에 집중되며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하다. 포화상태의 환경가전 렌털 사업을 넘어 새 품목을 발굴, 성장동력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SK매직은 주방가전에서는 국내 선두에 올랐지만 대형가전이 없다는 한계가 존재했다. 더구나 국내 렌털시장 2위를 두고 LG전자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는 상황에서 최근 무서운 성장세의 삼성 비스포크 가전을 무기로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웰스 역시 100만 계정 돌파를 위해 동력이 절실하다. 차별화 품목인 식물재배기가 급성장하며 성공 가능성을 보여준 상황에서 디지털 헬스케어 가전으로 또 한번 승부수를 던진다.

SK매직 관계자는 “렌털업계 대부분이 품목과 채널 다각화를 추진 중”이라면서 “삼성전자 에어컨, 냉장고 등 다른 품목은 물론 타 가전사 제품까지도 렌털을 고려한다”고 말했다.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