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로보택시-택시 갈등 없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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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벨4 자율주행 기술 기반의 로보택시를 마주할 날이 머지않았다. 현대자동차는 이르면 오는 2024년 레벨4 자율주행차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로보택시, 로보셔틀, 로보트럭 등 서비스 지원 차량을 내놓는다. 레벨4 자율주행차는 차량 스스로 비상 상황 대응이 가능, 운전자가 없어도 된다.

자율주행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일본은 세계 최초로 레벨3 자율주행차를 출시했다. 혼다는 지난 3월 라이다 6대를 탑재한 세계 최초의 레벨3 자율주행차 '레전드'를 100대 한정 판매로 내놨다. 아직까진 사람이 운전석에 있어야 하고 최고 속도가 50㎞/h에 불과하지만 관련 법·제도 개정과 인프라 확충에 불을 붙였다. 기술적으론 몇 년 안에 로보택시 상용화를 기대해도 될 것으로 보인다. 변수가 적은 큰 도로 중심으로 택시 기사가 없는 로보택시 운행이 예상된다.

그러나 운수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레벨4 자율주행 기술이 개발되더라도 택시업계가 반발하면 로보택시 상용화 시점은 늦어질 수밖에 없다. 이보다 앞서 택시업계 반발에 '카풀' '우버X' '타다'가 날개를 펴지도 못하고 서비스를 접어야만 했다. 아직 유상서비스도 아닌 무료 시범서비스를 시작하는데도 기업이 운수업계 눈치를 봐야 하는 실정이다.

새 기술 등장으로 인한 사회적 진통은 과거에도 있었다. 국내에 택시가 등장한 1920년대에도 인력거꾼이 집단 반발하는 등 논란이 됐다. 새로운 교통수단 등장으로 실직을 우려한 기존 산업 노동자의 반발이었다. 사회적 충격이 없도록 점진적 전환이 이뤄져야 함은 분명하지만 막는다고 신기술 도입을 차단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결국 해법은 공생에서 찾아야 한다. 택시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로보택시 상용화를 막아야 한다는 건 자동차 제한속도를 마차에 맞추는 것과 같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로보택시가 운행 가능한 길은 제한적이고, 곧장 대량 실직으로 이어지지도 않을 것이다. 택시업계 우려조차도 머나먼 이야기일 수 있다. 준비는 지금부터 시작해야 한다. 상용화 기술이 확보된 후 고민하면 늦다. 선제적으로 법·제도를 가다듬고 상생 모델도 함께 만들어 가야 한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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