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우주개발과 관련해서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엑스(SpaceX)와 제프 베이조스의 블루 오리진(Blue Origin) 간의 경쟁이 세계적 관심을 끌고 있다. 우주 발사체 및 탐사선과 관련해서는 최근 4월 미국 항공 우주국(NASA)이 발주한 유인 달착륙선 사업자로 선정된 스페이스엑스가 블루 오리진보다 한 발 앞선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두 사람이 우주개발과 관련해 경쟁하고 있는 또 다른 분야가 지상 300~1500㎞ 상공에 위치하는 저궤도 통신위성사업이다. 저궤도 통신위성사업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1990년대 마이크로소프트가 지원했던 텔레데식(Teledesic) 프로젝트와 모토로라가 중심이 되었던 이리디움(Iridium) 프로젝트가 위성 제작 및 발사, 단말기 비용 등 경제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실패로 마감된 바 있다.
하지만 위성의 대량 생산체계 구축과 2016년 스페이스엑스의 위성 발사체 회수 및 재사용 기술개발 성공 등을 통해 위성 발사, 제작 비용이 크게 감소하면서 현재 스페이스엑스, 원웹(Oneweb), 텔레샛(Telesat), 아마존(Amazon) 등 글로벌 기업들이 저궤도위성망 구축을 통한 미래 위성인프라 시장 선점을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선발사업자인 스페이스엑스는 지상 550㎞ 상공에 총 1만2000기의 위성을 발사할 계획을 가지고 있고 현재 1379기의 위성을 통해 미국, 캐나다에서 월 요금 99달러의 스타링크(Starlink) 위성통신 시범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원웹, 텔레샛은 2022년부터, 아마존은 2026년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위성발사를 추진중에 있다.
이러한 저궤도위성사업 확대와 함께 과거 항공기, 선박의 관제서비스, 기상관측, 방송서비스 등 공공 분야 중심이었던 위성서비스가 우주 인터넷, 사물인터넷(IoT) 등 새로운 서비스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고 플릿(Fleet), 스프리(Sprie)와 같은 기업들이 자원탐사, 항로위치 최적화와 같은 혁신적인 위성서비스로 새로운 위성시장을 창출하고 있다.
저궤도위성사업의 성장에 기반해 위성통신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 모건스탠리 분석에 따르면 위성통신시장 규모는 2020년 645억달러에서 2040년에는 5847억달러로 성장해 위성통신분야가 위성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서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저궤도위성과 관련해 특히 관심을 끄는 것은 5세대(5G), 6세대(6G) 이동망과 위성의 연결을 통한 이동통신서비스 고도화가 추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미 5G 환경에서 위성-지상 통신 통합화 사업이 영국, 중국에서 진행 중이고 우리나라 위성사업자인 KT샛(KT Sat)도 무궁화위성 6호와 지상의 5G 통신망을 연결하는 '위성5G' 기술 시험에 성공한 바 있다. 더욱 주목되는 것은 미래 6G 환경에서 지상 300㎞대 저궤도위성과 지상이 연결된 3차원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산간, 섬, 해양 등 음영지역 및 플라잉카를 포함한 지구상 모든 곳에서 인터넷, 음성, 데이터 통신서비스 제공하는 초공간 통신서비스가 가능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기술적 상황을 반영하여 국제전기통신연합(ITU)과 3GPP 등 국제표준화기구도 위성통신을 포함한 6G 표준화 논의에 착수할 계획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수준의 5G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고 6G에 대한 기술개발도 선도적으로 추진 중에 있지만 현재 우리나라의 위성통신분야 경쟁력은 세계 최고수준인 미국 대비 83.8% 수준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정지궤도위성의 경우 2027년까지 공공복합통신위성(천리안3호) 개발이 진행될 예정이지만 2010년 천리안위성 1호 통신 탑제체 개발이후 추가적인 통신위성 개발이 없었고 특히 통신용 저궤도 소형위성은 개발 경험이 전무한 상황이다. 위성통신시장의 빠른 성장과 저궤도 위성의 6G 등 미래통신에서의 역할을 고려할 때 미래 통신망 근간이 될 저궤도위성망이 외국사업자에 종속되지 않도록 우리나라도 자체 저궤도위성망 구축을 위한 신속하고 과감한 투자와 주파수 확보 등 정책적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민원기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wonki.min@sunykorea.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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