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연기관차 부품사의 미래차 부품사 전환을 지원한다. 사업자별 상황을 진단하고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 국내 자동차 부품사 중 약 40%가 미래차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어 신청자가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수요 연계형 사업 성과는 국내 완성차 참여도에 따라 좌우될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조만간 '자동차부품기업 혁신지원 사업' 접수 공고를 낼 예정이다. 자동차부품기업 혁신지원 사업은 조만간 산업부가 발표할 미래차 소재부품 경쟁력 강화를 위한 종합 대책 중 하나다. 부품사가 전기차,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에 대응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전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실제 많은 기업들이 자금과 기술, 정보 부족으로 인해 미래차 대응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미래차 관련 계획이나 추진 사항이 없는 부품사는 설문 대상 187개사 중 40.2% 달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112개사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선 58.9%가 '미래차 부품 개발이 없다'고 응답했다.
자동차부품기업 혁신지원 사업은 지난해 시범적으로 1년간 이뤄졌다. 산업부는 올해 2023년까지 사업을 수행할 기관으로 최근 한국자동차연구원을 선정했다. 기업 규모와 상관없이 동일한 컨설팅을 제공한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규모별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구조직을 갖춘 중견기업은 핀셋 지원을 받을 경우 효과가 크지만, 중소기업은 미래차 부품 구상조차 못 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지난해에는 174개 기업이 신청하는 등 사업 초기 홍보가 부족해 참여율이 낮았으나 올해는 사업 공고를 기다리는 기업이 많은 상황이다. 전기차, 수소전기차 증가에 따른 실적 타격이 큰 파워트레인 관련 부품사가 대거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해당 사업에 대한 소식을 듣지 못했거나 늦게 확인해 참여하지 못한 곳이 많았으나 올해는 미리 신청을 준비하는 기업이 많다”면서 “기존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을 기반으로 신사업에 투자해야 하는 데 명확한 아이템을 찾지 못하는 부품사가 많기 때문”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산업부와 한자연은 사업 공고뿐 아니라 협·단체와 국내 완성차 협조를 받아 부품사를 상대로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관건은 현대차그룹을 포함한 국내 완성차 5사의 참여도다. 부품 수요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수요 연계형 사업이 성과를 내려면 완성차가 로드맵 일부를 공유해야 한다. 하지만 미래차 계획에 대해선 보안이 중요한 만큼 어디까지 정보를 공개할지 미지수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한자연이 구성하는 사업재편지원단 내 수요 협의회에 완성차 5사 상생협력팀장이 참여할 전망이지만 실질적 권한을 위임받을 수 있을지도 업계 관심사다.
한 자동차 부품사 관계자는 “미래차 부품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는 게 시급하지만 수요가 불확실하다면 투자를 주저할 수밖에 없다”면서 “현대차그룹 등 완성차 업체가 재무적으로 탄탄하고 기술력 있는 부품사와 미래차 시장에서도 협력관계 이어가는 등 상생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