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국내로 들어온 반도체 장비 수입액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메모리와 파운드리 설비 투자가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9일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국내에 들여온 각종 반도체 제조 장비 수입액은 48억7000만달러(약 5조5000억원)다.
이는 역대 분기별 반도체 장비 수입액 중 최대다. 특히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도래했었던 지난 2018년 1분기보다 많은 금액이어서 주목된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국내 주요 칩 제조사 생산라인의 반도체 장비 해외 의존도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따라서 반도체 장비 수입액은 주요 업체 설비투자 현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지표다.
올 1분기 수입액에서는 삼성전자 비율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보수적 설비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언급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국내에서 10나노급 4세대(1a) D램 양산을 위해 M16에 월 1만장(10K) 정도 비교적 작은 규모 신규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올해 평택 공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현재 평택2공장(P2)에 증설 중인 5나노(㎚) 파운드리, 최신 낸드플래시 라인, 극자외선(EUV) 전용라인(V2) 증설과 더불어 P3 기반 공사 등 발 빠르게 생산 능력 확장을 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국내 반도체 업체들은 최신 EUV 노광장비 확보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별 장비 수입액에서는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램리서치 등 주요 장비업체가 위치한 미국과 도쿄일렉트론(TEL) 등이 있는 일본 업체를 제치고 네덜란드가 가장 수입액이 높았다. 네덜란드에는 EUV 노광기를 독점 제조 및 공급하는 ASML이 자리잡고 있다.
국내 장비업체들의 해외 수출도 늘었다. 1분기 수출 금액은 8억5600만달러로 절반가량이 중국으로 건너간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시안 삼성 낸드플래시 공장, 대만 및 중국 후공정 업체 등에 수출을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내뿐 아니라 미국, 중국, 대만 등이 반도체 자립화 선언 이후 라인 증설에 적극 투자하면서 앞으로 세계적으로 장비 확보전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첨단 공정을 구현하기 위해 각 업체들은 주요 장비사와 긴밀하게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해령기자 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