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연, 원전 저준위폐기물 재활용 기술 개발...중성자흡수체 수입비용 절감 효과

중성자 흡수 높은 '탄화붕소' 전환 기술
특수용기 사용 없이 처분 부피 30%↓
1개당 수천만원 달하는 용기 비용 절감
폐기물 양 줄이는 지지체로 제조 가능

국내 연구진이 원전 운영 방사성폐기물을 재사용하는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방사성폐기물 처리·처분에 새로운 해결책을 제시할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박원석)은 박환서 고방사성페기물처리연구실장팀이 저준위 방사성폐기물을 중성자 흡수 능력이 뛰어난 탄화붕소(B₄C)로 전환, 중성자흡수체로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3일 밝혔다.

개발 기술은 원자력발전소에 방사성 폐기물로 보관 중인 폐활성탄, 붕산 함유 건조분말을 이용한다. 원자력발전소에서는 매년 공기정화에 쓰인 폐활성탄이 약 100드럼, 원자로 감속재로 쓰인 붕산이 수백 드럼 폐기물로 발생한다.

연구팀은 폐활성탄 구성 성분인 탄소와 붕산건조분말 중 붕소(B)를 탄화붕소(B₄C)로 합성해 사용후 핵연료 건식저장 시 핵분열을 방지하는 중성자흡수체로 활용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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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을 투입해 탄화붕소로 합성하는 모습

단순히 B₄C로 전환만 해 처분해도 별도 특수용기 사용 없이 처분 부피를 약 30% 이하로 경감할 수 있다. 3000억원 이상 경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중성자흡수체로 활용할 경우 이를 담는 저장용기 1개당 수천만원에 달하는 중성자흡수체 구입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연구팀은 이와 별도로 원전 운영 및 해체과정에서 발생하는 극저준위 금속폐기물을 중성자흡수체를 담는 지지체로 제조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폐기물 양을 더욱 줄일 수 있다.

지금까지 방사성폐기물 재활용은 단순히 물리적 형태 전환에 그쳤다. 이번 개발 기술은 서로 다른 세 가지 방사성폐기물을 합성하고 재구성해 활용하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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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 연구진이 탄화붕소 중성자흡수체 시제품을 들어보이는 모습. 사진 왼쪽부터 박환서 고방사성폐기물처리연구실장, 이기락 선임연구원.

연구팀은 현재 방사성폐기물을 원료·재료화하고 제품을 제조하는 전체 공정을 실험실 규모로 모의 시현해 성공했으며 핵심 기술에 대한 4건 특허를 출원했다. 원전 해체폐기물 처리와 사용후 핵연료 저장에 본 기술을 상용화할 수 있도록 관련 산업계 및 학계와 협력, 기술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박환서 실장은 “방사성폐기물도 유용 자원으로 발상을 전환하면 방사성폐기물 관리에 커다란 혁신을 가져올 수 있다”며 “실용화에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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