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맞은 식품사, 창업 1세대 시대 저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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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식품사 반세기를 이끌어온 창업 1세대 시대가 저물고 있다. 최근 몇 년간 식품기업 창업주들은 퇴진하거나 별세했다. 현업에서 경영 활동을 이어가는 창업주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대표적으로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과 김홍국 하림 회장 등이 꼽힌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창립 51주년을 맞은 일동후디스는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89)이 노익장을 과시하며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이 회장은 51년째 서울 광진구에 위치한 일동후디스 본사에 하루도 빠짐없이 정상 출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회장은 지난해 대표직에서 사임하고 결재 등 업무는 수행하지 않지만 임원회의에는 여전히 참석해 현안을 직접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지난 2019년 일동후디스는 이 회장의 지휘로 일동제약과 일동후디스, 일동제약 보유 주식을 맞교환했다. 일동제약그룹 계열사에 편입된지 23년 만에 분리, 독립 경영에 나섰다. 이 같은 과정을 이 회장이 직접 사안을 챙기며 꼼꼼히 들여다 본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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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국 하림 회장(64)도 경영 일선을 진두지휘하며 활발한 기업활동을 하고 있다. 김 회장은 맨손으로 양계사업을 시작해 하림을 국내 축산업계 1위 기업으로 일궈낸 인물이다.

하림그룹은 하림지주를 중심으로 지주사 체제를 정비하고 김홍국 회장은 아들인 김준영씨에게 하림지주의 '옥상옥' 회사인 올품 지분 100%를 넘기면서 그룹 지분 승계도 사실상 마무리했다.최근엔 하림을 종합식품회사로 탈바꿈하기위해 약 5200억원을 투입해 전라북도 익산시에 종합식품단지인 하림푸드 콤플렉스를 완공, 가동을 시작했다.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아름다운 퇴진을 결단한 창업주들도 있다.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은 지난 2019년 '동원그룹 창립 50주년 기념식'에서 자진 퇴진을 선언했다.

김 회장의 퇴진 선언은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오랫동안 고민하다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창업 세대로서 소임을 다했고 동원의 변화와 혁신을 새로운 세대가 이끌어야 한다고 판단에서다. 실제 김 회장은 평소 “기업은 환경적응업”이란 소신을 강조해왔다.

남승우 풀무원 총괄대표도 자진 사퇴하며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했다. 남승우 전 총괄대표는 지난 2017년 풀무원이 창사 이래 33년간의 오너 경영을 마감하고 전문경영인 체재로 전환했다. 33년간 풀무원을 이끈 남승우 대표이사는 경영권을 가족이 아닌 전문경영인에게 승계하고 자리에서 물러나 이효율 대표가 현재까지 총괄대표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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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식품업계 최장수 창업주로 꼽힌 신춘호 농심 회장은 지난 27일 별세했다. 56년간 회사를 이끌었던 신 회장은 불과 한 달 전까지도 경영 일선에서 왕성히 활동했지만 최근 급격한 건강악화를 끝내 이겨내지 못했다.

신춘호 회장은 임직원에게 '거짓없는 최고의 품질로 세계속의 농심을 키워라' 라는 당부의 말을 남겼다. 신 회장의 마지막 업무지시로 50여년간 강조해온 품질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짚은 셈이다.

농심 관계자는 “신 회장님은 최근까지도 신제품 출시 등 주요 경영사안을 꼼꼼히 챙기실 만큼 회사에 대한 애착이 크셨다”라며 “마지막까지 회사의 미래에 대한 당부를 남기셨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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