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첫 행보는 '경청 리더십'

취임식 대신 비대면 타운홀 미팅 가져
24대 상의에 바라는 24인 목소리 청취
소통·상생 강조…SNS 빅데이터 분석
상법 등 경제계 목소리 대변 기대감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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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신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29일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열린 취임식 후 기업의 미래와 대한상공회의소의 역할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최태원 신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취임식을 과감히 생략하고 '비대면 타운홀 미팅'을 개최했다. 일방적 취임 메시지 전달보다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 이야기를 듣는 것으로 공식 취임을 알린 것이다. 최 회장은 소통을 강조하는 대한상의 회장이 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대한상의는 29일 오후 2시 최 신임 회장 취임식을 대신해 비대면 타운홀 미팅을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현장에는 장인화 부산상의 회장, 정몽윤 서울상의 부회장(현대해상 회장), 이한주 서울상의 부회장(베스핀글로벌 대표), 김동명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유영숙 기후변화센터 이사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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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 회장. [사진= SK 제공]

타운홀 미팅에는 10m 스크린이 등장했다. 일반 국민, 소상공인, 스타트업, 중소기업, 중견기업, 대기업, 전국상의, 시민단체, 정부기관 등 이해관계자 50여명이 랜선미팅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새로운 도약, 대한민국 경제 24시'라는 10분 영상으로 시작됐다. 24대 대한상의에 바라는 이해관계자 24명의 목소리를 24시간 동안 담았다.

행사에는 문자 바구니도 등장했다. 현장에 참석하지 못한 이해 관계자들은 '기업의 역할, 대한상의의 역할'에 대한 문자메시지 1000여건을 보내 왔다. 대한상의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빅데이터 분석을 실시했고, 11인치 태블릿에 담아 참석자들에게 전달했다.

주제별로는 소통·상생 요구가 가장 많았다. 이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제도 혁신 관련 주제가 많았다. 소통·상생과 관련해서는 대기업부터 골목상권까지 '경청의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는 의견이 많았다. ESG 분야에서는 기업이 이윤 추구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 창출에 노력해달라는 당부도 있었다. 제도 혁신 분야에서는 낡은 법제도를 개선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달라는 주문이 이어졌다.

경제 주체별로 국민은 대한상의에 '소통과 상생'을 강조하며 19만 회원사를 위한 균형감 있는 대변인이 되어 달라고 당부했다. 기업들이 윤리경영, 사회공헌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 달라는 바람이었다.

정부국회는 포스트 코로나에 대응할 수 있는 산업 미래 기반 조성을 주문했다. 기업은 일률적 규제보다는 '자율규범'을 통한 시장 질서 확립을 요청했다.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ESG 경영과 함께 인권, 성평등 등 사회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학계도 ESG 로드맵을 만들어 ESG 경영을 확산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이날 공식 업무를 시작한 최 회장은 당분간 평소 강조해 온 ESG 경영을 전국 상공인에게 전파하는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대한상의는 인사 개편을 통해 기업문화팀 이름을 ESG경영팀으로 바꿨다.

최 회장 앞에 놓인 과제도 만만치 않다. 기업 규제법으로 불리는 상법·공정거래법·금융그룹감독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등 재계의 우려가 큰 규제와 관련한 경제계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는 역할이 막중하다. 4대 그룹 총수가 대한상의 자리에 오른 만큼 힘있게 경제계 이익을 대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어느 때보다 높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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