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샤오미가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43조원에 이르는 매출을 기록, 성장을 지속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정부 화웨이 제재로 인한 반사이익과 유럽 등 스마트폰 해외 출하량 증가가 실적 향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샤오미는 25일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전년대비 19.4% 증가한 2459억위안(약 42조7000억원)이라고 밝혔다. 조정 순이익은 130억위안(약 2조3000억원)으로 12.8% 증가했다.
샤오미 관계자는 “팬데믹이 유행하는 동안 삶을 풍요롭게 하고 서로 간 연결을 도운 샤오미 제품과 서비스 수요가 높게 유지됐다”며 “2020년 하반기 주요 시장에서 규제가 완화되면서 기업 실적이 인상적인 반등세를 이뤘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따르면 샤오미는 출하량 기준으로 4분기 시장 점유율 12.1%를 차지, 삼성전자와 애플에 이어 3위에 올랐다. 스마트폰 점유율 상위 5개 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는 설명이다.
샤오미 스마트폰 매출액은 1522억 위안(약 26조42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체 출하량은 1억4640만대로 전년 대비 17.5% 늘었다. 지난해 출하량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규모가 22% 감소한 것과 대조된다.
아울러 4분기에는 스마트폰 매출액 425억위안(약 7조4000억원), 출하량 4230만대로 각각 전년 동기대비 38.4%, 29.7% 증가했다.
샤오미 전체 매출에서 해외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49.8%)에 육박했다. 인도와 동남아시아 등 기존 주력시장뿐만 아니라 서유럽 지역에서도 스마트폰 출하량이 57% 증가하는 등 화웨이 공백으로 인한 빈자리를 빠르게 대체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반도체 칩 공급 부족에 따른 여파로 비용이 상승, 일부 스마트폰 가격이 인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왕샹 샤오미 회장은 “반도체 칩 공급 부족으로 제조 비용이 상승하고 있다”며 “경우에 따라 비용 증가분 일부가 소비자에게 전가됨으로 인해 제품 가격이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물인터넷(IoT)과 라이프 스타일 제품 부문 매출액은 전년 대비 8.6% 증가한 674억위안(약 1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샤오미는 지난해 말 기준 80개가 넘는 국가와 지역에서 다양한 IoT·라이프스타일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한편, 화웨이에 이어 샤오미도 미국 정부 관리 대상에 올랐으나 직접적인 제재는 피했다. 앞서 미 국방부는 샤오미와 중국상용항공기공사 등 9개사를 '중국군 연계 블랙리스트'에 추가, 미국 자본 투자를 제한했다.
이에 샤오미는 미국 법원에 소송을 제기, 블랙리스트 제외 가처분 결정을 받았다.

박정은기자 je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