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안심번호 활성화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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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방역의 중요성이 높아지면서 방문하는 장소마다 본인 인증을 요구한다. 스마트폰이 있다면 QR코드로 인증하고, 없으면 수기로 기록해야 한다. 수기명부에는 주거지와 전화번호를 의무적으로 적게 돼 있다. QR 인증은 전산으로 처리돼 문제가 없지만 수기 작성은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 개인정보 때문이다. 최근 들어 070으로 시작하는 스팸전화나 문자 메시지가 부쩍 늘었다는 민원이 크게 증가했다. 수기명부가 통째로 외부에 유출돼 악용될 소지가 높다는 뉴스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방역에 협조하기 위해 제공한 휴대전화 번호가 영리 목적으로 이용된다면 심각하게 봐야 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이를 인지하고 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개발한 서비스가 '개인안심번호'다. 안심번호는 휴대전화 번호를 무작위로 변환한 문자열이다. 본인 QR코드 밑에 평생번호가 기재돼 있다. 개인정보를 적어 내기가 껄끄럽다면 안심번호를 활용, 무단 정보 유출을 방지할 수 있다. 한 번 발급 받은 개인안심번호는 폐기 때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본인 번호를 기억한다면 굳이 스마트폰을 열 필요도 없다. 첫 사용이 익숙하지 않아서 그렇지 한번 써 보면 QR보다 훨씬 간편하다. 개발 배경도 흥미롭다. 정부 주도가 아니라 시민과 함께 개발했다. 고등학생, 대학생, 일반 직장인 등 7명의 시민 개발자들이 2개월 밤샘 작업 끝에 개인안심번호를 내놨다. 공적 마스크앱을 개발한 대표 시빅해커인 '코드포코리아'가 의기투합해 선보였다.

아쉬움은 안심번호 이용률이 저조하다는 점이다. 개발 취지도 좋고 편리하지만 안심번호를 모르는 국민이 여전히 대다수다. 정부가 앞장서서 사용을 권장하고 있지만 홍보가 부족, 아직 사용하는 사람은 극소수다. 애써 시민과 정부가 함께 개발한 서비스가 사그러질 판이다. 안심번호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개인정보 유출을 막는 측면도 있지만 시민과 함께 개발한 공동 작품이어서 '공공 마스크앱'처럼 의미도 크다. 개인정보 유출을 막는 모범 선례가 될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지금 당장 사용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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