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파이터' 개발사로 유명한 일본 캡콤이 랜섬웨어 감염 여파로 원격근무를 중단한 것으로 나타났다. 캡콤 본사는 일본 방역당국이 재택근무를 권고한 오사카에 위치, 강제 출근을 놓고 노사 갈등이 심화하는 중이다.
비즈니스저널 등 일본 현지 언론과 외신에 따르면 캡콤은 코로나19 확산 중에도 자사 직원에게 사무실 강제 출근을 명령, 직원으로부터 불만이 일고 있다.
앞서 캡콤은 지난해 11월 '라그나로커' 랜섬웨어 공격에 당해 총 39만명에 달하는 개인정보를 유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출된 정보에는 고객과 주주 개인정보, 전직 직원과 가족 정보를 비롯한 회사 내부정보 등이 포함됐다. 회사 측은 카드정보 등 결제정보가 유출되진 않았으나 영업과 파트너 정보, 개발 문서 등 사업 핵심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보고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캡콤은 올해 초 자사 직원에게 수차례 이메일을 보내 원격근무 네트워크를 일시 폐기한다면서 사무실로 출근하라고 명령했다. 회사 측은 지난해 랜섬웨어 감염으로 인해 시스템 취약성이 급증해 여러 인증이 필요한 원격근무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이메일에서 “지난해 랜섬웨어 침해사고에 따라 시스템 공격이 급증했다”면서 “의심스러운 네트워크 활동에 즉각 대응하기 위해 24시간 모니터링을 수행 중이며 원격 시스템 이용을 일시 중단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적었다.
또 다른 이메일에서 한 고위 간부는 “일본인 70%가 재택근무를 하지만 일본 경제를 먹여 살리는 건 사무실로 출근하는 30%”라면서 “우리(캡콤)는 일본 경제를 뒷받침하는 30%로서 미션이 있다”고 쓰기도 했다.
캡콤 내부자는 현지 언론을 통해 “사측이 직원에게 보낸 메시지는 사실상 권고에 따르지 않거나 불만을 제기하면 고용상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고지한 것”이라고 전했다.
캡콤 측은 강제 출근 논란에 관해 “캡콤은 직원 건강과 안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거리두기, 출입 시 발열 측정, 마스크 배포 등을 수행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게임사를 겨냥한 랜섬웨어 공격은 지난 수년간 감행돼 왔다.
국내 중소 게임 개발사 부나비게임즈는 2017년 랜섬웨어에 감염돼 서비스 중이던 모바일 롤플레잉게임(RPG) '파죽지세 영걸전' 서비스를 종료했다. 당시 회사 측은 서버 복구 불가를 이유로 이용자 대상 환불 등을 조치했다.
지난해에는 프랑스 게임 개발사 유비소프트와 독일 게임 개발사 크라이텍도 '에그레고르' 랜섬웨어 공격에 당한 바 있다.
오다인기자 ohda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