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과학향기]위성 인터넷 스타링크가 천문 관측을 방해한다고?

전기자동차 기업 테슬라모터스와 민간우주기업 스페이스X를 이끄는 일론 머스크는 기술로 세상을 바꾸겠다는 포부를 지닌 인물이다. 특히 스페이스X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 록히드마틴 같은 오랜 노하우와 기술을 가진 우주기구, 군수산업체를 압도할 정도로 큰 성과를 냈다. 예를 들면 스페이스X는 팰컨9 로켓을 발사해 위성을 궤도진입하는 데 성공하고 최초로 추진체 로켓을 온전히 회수했다. 이는 로켓 발사에 드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켜 로켓 발사가 일상화된 미래를 꿈꾸게 만들었다.

◇전 세계를 초고속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꿈

이렇게 뛰어난 기술을 가진 스페이스 현재 야심차게 진행하고 있는 또 다른 혁신적인 프로젝트가 있다. 바로 '스타링크 프로젝트'다. 스타링크 프로젝트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초고속 위성 인터넷망을 구축하는 거대한 규모의 계획이다. 이를 위해 스페이스X는 1만3천여 개에 이르는 통신 위성을 발사하겠다고 선언했다.

스타링크 프로젝트에서 쏘아올리는 위성은 마이크로셋이라는 100kg 미만의 초소형 위성이 아니라 200kg이 넘는 소형위성이다. 그런 위성을 대략 340km에 달하는 초저고도에 7,518개를, 대략 1,110km에 달하는 저고도에 4425개 위성을 발사하는 것이다. 엄청난 대규모 프로젝트라 사람들은 또 일론 머스크가 불가능한 꿈을 꾼다고 말하기도 했지만 구글과 사모펀드로부터 10억 달러의 투자를 받았고 미국 정부의 발사 허가를 얻어 2018년 테스트 발사를 했고, 2019년 5월에는 스타링크 위성 60개를 처음으로 동시 발사했다. 이 위성 역시 여러 네트워크 장비를 테스트하려는 시험 위성이었다. 마침내 2019년 11월에는 실제로 운영하기 위한 스타링크 위성 60기가 추가로 발사에 성공했다. 2021년 3월 7일 기준 스페이스X는 1205기에 달하는 스타링크 위성을 발사했고, 이 중 이탈한 위성을 제외하면 1141기가 지구 주변을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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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지구 궤도를 돌고 있는 스타링크 인공위성들. 출처: 스페이스X

스타링크 프로젝트는 수천, 수만 대의 통신 위성이 연결되어 광대역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한다. 그렇기 때문에 전 세계 구석구석, 한 번도 가보지 못한 오지까지 그동안 네트워크에서 소외되었던 지역까지 인터넷을 제공한다. 게다가 지상에서 저궤도 위성까지 광속으로 전파를 보내고 다시 위성을 레이저 신호로 연결하기 때문에 광케이블보다 속도가 훨씬 빠르다. 스타링크 프로젝트가 완성된다면 전 세계가 디지털화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넘쳐났다.

◇위대한 계획이 오히려 인류의 지식 탐구를 방해한다?

그러나 스타링크 프로젝트가 오히려 인류의 지식 축적과 우주 탐사에 방해를 줄 수도 있다는 심각한 현상이 벌어졌다. 스타링크 위성이 너무나 많아서 천문학자의 별 관측을 방해하는 빛공해를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스타링크 위성 60기를 발사했을 때 위성 60개가 마치 열차처럼 차례차례 이동하는 모습이 관찰됐다. 이 모습이 장관이기는 했지만 천문학자들이 천체 사진을 촬영할 때 스타링크 위성이 별을 가리거나 햇빛을 반사해 관측을 방해하는 일이 실제로 발생했다. 천문연구대학협회(AURA)는 성명을 통해 “밝은 위성에서 산란된 빛 때문에 사진을 찍을 때 장시간 노출이 필요한 천체 관측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지구 근처 소행성은 새벽이나 초저녁에 주로 관측하기 때문에 더 큰 영향을 받는다”라고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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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으로 보이는 것이 스타링크 인공위성이다. 수많은 인공위성이 시야를 가리고 있다. 출처: wikipedia

게다가 수명을 다한 스타링크 인공위성들이 대기권에 진입해 열로 자연 소멸하기 전에 지구 궤도를 수년간 도는 우주 쓰레기로 전락할 수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엄청난 인공위성 잔해들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인공위성 발사가 일체 불가능해진다. 지금까지 64기의 스타링크 위성이 궤도를 이탈했는데, 수만 개의 위성이 우주로 쏘아지면 얼마나 더 많은 위성이 이탈할지 가늠할 수 없다.

이에 스페이스X는 각 스타링크 위성에 차양막을 달아서 지상의 천문학자들이 밤하늘을 관측하는 데 방해를 주지 않도록 하겠다고 발표했고 2020년 8월에 차양막을 단 위성 57기를 발사했다. 차양막은 자동차 앞유리 위쪽에 달려 있는 선바이저처럼 접었다 펼 수 있도록 했다. 발사 후 고도상승 중엔 차양막이 위성에 납작하게 붙어 있다가 2단 로켓에서 분리된 뒤에 펼쳐진다. 이렇게 하면 위성의 빛 반사와 과열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더 지켜봐야 한다. 또한 스페이스X는 우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타링크 위성이 수명이 다하면 스스로 궤도를 이탈해 빠르게 연소될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말했다.

통신 소외층이 없도록 전 세계에 인터넷을 공급한다는 스타링크 프로젝트는 무조건 좋은 것처럼 보이지만 우리 삶이 그렇듯이 일장일단을 갖고 있다. 앞으로 문제점을 개선해 장점만을 전 세계에 전달할 수 있는 프로젝트가 되기를 희망한다.

글: 정원호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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