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HI AI 연구소, 전문업체 5곳과 협력
공동 R&D 추진…기업 투자로만 운용
정부과제 의존 없이 장기연구 가능하고
中企는 고급 인재 활용 기회 '윈윈모델'

인공지능(AI)과 바이오·헬스케어 기술이 결합된 대학 최초 계약연구센터가 만들어진다.

고려대 휴먼 인스파이어드(Human-inspired) AI연구소(이하 고려대 HI AI연구소)는 국내 최초로 5개의 '바이오·디지털헬스케어' AI 연구센터 설립을 추진한다고 9일 밝혔다.

고려대 HI AI연구소는 국문과 영문 기반으로 세계 최고의 차세대 자연어처리(NLP) 기술을 연구하는 곳이다. 40여명의 관련 교수와 연구원을 자랑한다. 그동안 딥러닝(기계학습) 분야 원천기술 개발을 목표로 2년여간 16건 이상의 기술이전 성과를 내면서 대학과 기업간 연구의 '가교' 역할을 해 왔다.

고려대 HI AI연구소는 올해 바이오, 디지털 헬스케어 분야별 전문업체 5곳과 손잡고 공동 연구개발(R&D)을 추진하기로 했다. 마치 기업의 펀드로 운용하는 대학의 계약학과처럼 전문업체의 투자로만 운용하는 계약 인공지능 연구센터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사례다. 계약 기간도 업체별로 9~10년으로 장기로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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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석 고려대 HI AI연구소장(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

임희석 고려대 AI연구소장(고려대 컴퓨터학과 교수)은 “연구소는 정부과제 의존 없이 장기적 연구과제로 자생력을 갖출 수 있고, 기업도 지속적으로 연구과제를 할 수 있어 윈윈모델”이라며 “이번 전문업체와의 협약은 바이오·디지털헬스케어 분야의 유니콘 기업을 탄생시킬 수 있는 혁신적 도전”이라고 강조했다.

산업별로 AI 기술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삼성, LG 등 국내 대기업은 자체 AI연구소를 설립하고 있다. 계약연구센터는 자체 AI연구소 설립이나 고급 AI인재 채용이 어려운 중견·중소기업이 대학 연구소의 전문 연구인력을 활용해 도전적 연구과제를 시도해볼 수 있다.

고려대 HI AI연구소와 연내 연구센터 설립을 추진하기로 확정한 곳은 총 5곳이다. △신약 후보물질을 디스커버리하는 플랫폼 전문업체인 에일론과 공동 설립 추진하는 '신약 디스커버리 AI연구센터(가칭)' △미생물 분포로 대장암과 당뇨, 청소년 성장을 예측하는 플랫폼 전문업체인 에이아이바이오틱스와 공동 설립 추진하는 '미생물 벡터연구센터(가칭)' △임상시험 관련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문업체인 메디아이플러스와 공동 설립 추진하는 '임상시험 AI연구센터(가칭)' △실내 자전거 및 헬스케어 플랫폼 전문업체인 리얼디자인테크와 공동 설립 추진하는 '바이크&홈코노미 AI연구센터(가칭)' △바이오·디지털 헬스케어 업체, 기관의 브랜드 가치를 AI기술을 활용해 측정하고 브랜드 위험을 선제 대응하는 한국미디어마케팅그룹의 'BT&브랜드 벡터리서치(가칭)'이다.

고려대는 5개의 바이오·디지털헬스케어 인공지능 연구센터를 본교와 서울시 홍릉을 주요 거점 으로 해 설립한다. 홍릉은 강소연구개발특구로서 바이오·디지털헬스케어 특구 역할을 담당한다. 공동 R&D 성과에 대한 특허나 전용실시권 등 사업적으로 아직 풀어야 할 과제가 많기 때문에 본격 개소는 연내 순차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마상배 에이아이바이오틱스 대표는 “그동안 서울시에는 바이오·디지털헬스케어 특구가 없었고, 관련 산업의 전문업체는 많은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대학 AI연구소가 보유한 높은 수준의 기술과 인재를 기업에 맞춤형으로 제공 받으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임 연구소장은 “장기적으로 스위스 로잔 연방 공대(EPFL)나 독일 막스플랑크 연구소와 같은 모델로 세계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전문 연구센터로 자리잡는데 이바지하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표> 고려대 HI AI연구소-바이오·디지털헬스케어' AI 연구센터 공동 설립 추진 현황

AI+바이오, 대학 최초 계약연구센터 만들어진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