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7일, 네이버 직원들의 첫 스톡옵션 행사가 시작된다. 네이버는 지난 2019년 2월, 창사 20주년을 맞아 매년 전 직원에게 1000만원 상당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전 직원 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했다. 부여 당시보다 주가가 3배 가까이 올라 네이버 직원들은 인당 약 1900만원 정도의 차익을 실현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는 치열한 글로벌 경쟁 환경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일궈나가고 그 성장의 결실을 직원들과 나누고자 하는 네이버의 고민이 담겨 있다. 인터넷 비즈니스의 특성 상 새로운 도전이 성장해서 결실을 맺기까지 바로 매출로 가시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네이버는 단기적인 수익보다는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줄 '움직임'을 보여준 조직 중심의 보상을 진행해왔고 연봉, 인센티브 외에 장기적인 성장에 초점을 맞추는 보상 정책을 추가적으로 고민해왔다.
그 일환으로 네이버는 지난 2019년 직원들도 회사와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상장사로서는 드물게, '전 직원 스톡옵션' 제도를 도입했다. 수 년 전에 시도한 도전의 결실이 가시화되는 시점에 '주가'가 오르기 때문에, 전 직원들이 미래의 성장을 주주와 함께 나눌 수 있는 구조를 마련한 것이다.
네이버는 이 외에도 글로벌한 성장 가능성이 검증된 사업법인은 분사를 통해 독립성을 갖추고, 별도의 자체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있다.
지난 25일 진행된 사내 행사 '컴패니언 데이'를 통해 이해진 창업자는 "올해 진심으로 가장 기쁜 일 중 하나는, 그동안 열심히 고생해준 직원들에게 정말 고마웠는데, 직원들이 과거에 만들었던 성과에 대해, 처음으로 그 밸류를 스톡옵션을 통해 주주 뿐 아니라 직원들과 함께 나누게 된 점이다“고 스톡옵션 제도의 의미를 언급하기도 했다.
한편 카카오도 최근 전 직원에 자사주 10주씩을 상여금으로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카카오의 자사주 지급은 올해 성과에 대한 일회성 '보너스'인 반면, 네이버는 매년 스톡옵션을 지급하고 있다. 카카오의 이번 결정이 네이버를 의식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네이버 주도로 직원들이 회사가 장기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노력하도록 동기부여하는 새로운 보상 문화를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긍정적” 이라면서 “동기부여를 중요시 여기는 요즘 MZ 세대들에게도 이렇게 도전과 장기성장에 보상하는 문화는 기업 선택의 아주 매력적인 요인이 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