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인구가 사상 처음으로 자연 감소했다. 저출산·고령화 기조로 '인구 절벽'은 더욱 가팔라질 전망이다.
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출생·사망통계(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인구는 3만3000명 자연감소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아 수를 넘어서는 '데드크로스'가 발생했다.
인구 자연증가(출생-사망)는 2010년까지만 해도 20만명을 넘겼으나 2017년(7만2000명) 10만명 아래로 떨어진 데 이어 2018년 2만8000명, 2019년 8000명 등으로 급속도로 줄었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27만2400명으로 전년(30만2700명)보다 3만300명(-10.0%) 감소했다.
이는 관련 통계 작성이 시작된 1970년 이래 최소 기록이다. 연간 출생아 수가 20만명대로 떨어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인구 1000명당 출생아 수를 뜻하는 조(粗)출생률은 5.3명으로 역시 역대 최저치를 갈아치웠다.
반면 사망자 수는 30만5100명으로 전년보다 1만명(3.4%) 늘면서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최다치를 기록했다.
인구 1000명당 사망자 수인 조사망률은 5.9명으로 지난 2010년부터 11년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인 합계출산율은 통계 작성 이래 최저치인 0.84명으로 떨어졌다.
이로써 합계출산율은 2018년(0.98명), 2019년(0.92명)에 이어 3년 연속으로 1명 미만을 기록했다.
이는 여성이 가임기간 동안 아이를 1명도 낳지 않는다는 의미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 회원국 중 합계출산율이 1명 미만인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한편 정부가 15년간 225조 예산을 저출산 대책에 쏟아부었지만 출산율은 역주행하고 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시행계획(예산안 기준)에 따르면 정부는 2006년부터 2020년까지 1∼3차에 걸친 저출산 고령사회 기본계획을 추진해 2020년까지 총 225조원을 저출산 대응 예산으로 사용했다.
지난해 저출산 대응 예산은 40조2000억원으로 2006년(2조1000억원) 대비 20배나 늘었다.
그러나 출산율 하락을 막기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여기에 코로나19 충격이 겹치면서 향후 인구 자연감소는 더욱 가속할 가능성이 크다.
앞서 한국은행은 '포스트(後) 코로나 시대 인구구조 변화 여건 점검' 보고서에서 “코로나19가 출산에 미칠 영향은 2022년까지 적어도 2년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