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시기에 이런 일을 맡게 돼 상당한 망설임과 여러 생각이 있었다. 고초가 있었지만 무거운 중책이라고 생각하고 서울상공회의소를 이끌며 견마지로를 다하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울상의 회장으로 공식 취임하며 소회를 밝혔다. 서울상의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겸하는 관례에 따라 최태원 회장은 다음 달 대한상의 회장 자리에 오른다. 4대 그룹 총수가 대한상의 회장에 오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최태원호(號) 대한상의에는 '정보기술(IT) 성공 신화'로 불리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이사회 의장과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가 합류했다. 앞으로 대한상의가 4차 산업혁명을 이끌 핵심 경제 단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상의는 23일 오전 서울 중구 상의회관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제24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최 회장은 “혼자서는 이 일을 해 나가기 어렵다”면서 “많은 분과 함께 경영 환경 및 대한민국의 앞날, 미래 세대를 위한 환경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상의 회장 임기는 3년이고, 한 번 연임할 수 있다.
의원 총회를 마치고 나온 최 회장은 취재진에게 “엄중한 시기에 무거운 직책을 맡았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경제계 발전과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도록 열심히 노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대한상의는 현 정부 들어 재계를 대표하는 경제단체로 떠올랐다. 경제계는 위상이 높아진 대한상의에 최 회장이 합류하면서 남다른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벤처성공 신화를 이끈 김범수 카카오 의장,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이사 등이 부회장단에 합류했다. 이외에도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 박지원 ㈜두산 부회장, 이한주 베스핀 글로벌 대표, 이형희 SK SV위원회 위원장,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 등이 부회장단에 새로 이름을 올렸다.
앞으로 상의가 스타트업부터 대기업을 아우르는 국내 대표 경제단체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 회장 취임과 동시에 경제단체 통합론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전망된다.
최 회장은 이에 대해 “아직 제대로 들어본 적이 없어서 어떤 이야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만 답했다. 그러나 올해 국내 주요 경제단체 수장이 바뀌고, 경제단체가 힘을 모아 반기업 입법에 적극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경제단체가 여러 곳으로 나뉘어선 힘있는 목소리를 전달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일각에서 최 회장이 경제단체 통합에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최 회장은 다음 달 24일 대한상의 회장 공식 취임 후 구체적인 향후 계획과 비전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이날 우태희 대한·서울상의 상근부회장도 재선임됐다.
회의에는 박용만 회장을 비롯해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 우석형 신도리코 회장,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 이순형 세아제강 회장, 이우현 OCI 부회장, 정기옥 엘에스씨푸드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 서울상의 의원 70여명이 참석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