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화학 호실적 업체엔 효자상품 있었다

LG화학 '고기능합성수지'
年 200만톤 생산 '최대실적' 견인
에쓰오일 '산화프로필렌'
본업 정유사업 부진 만회하며 실적 개선

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고기능합성수지(ABS) 가격 추이산화프로필렌(PO) 스프레드 추이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른 경기부진 상황에서도 사상 최대 실적을 내거나 나홀로 선방을 이룩한 정유·화학 기업이 있다. 화학산업에서는 LG화학, 정유산업은 에쓰오일이 그 주인공이다. 이들은 경기부진을 상쇄 또는 극복하는 원동력이 된 효자상품을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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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능합성수지(ABS). [자료:LG화학]

21일 정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한 LG화학은 '고기능합성수지(ABS)', 정유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한 에쓰오일에는 '산화프로필렌(PO)'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LG화학은 지난해 4분기 매출 8조8858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달성했다. 연간 매출도 창사 이래 30조원을 처음 돌파했고,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185%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LG화학은 호실적 배경으로 스페셜티 중심으로 짜여진 석유화학사업 포트폴리오, 그 중 국내외 연간 생산량 약 200만톤으로 세계시장 점유율 1위(약 22%)를 차지하고 있는 ABS가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고 꼽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지만 ABS 수요가 예상보다 크게 늘어나면서 석유화학 부문에서 큰 수익 창출원 역할을 했다. ABS는 대표적인 고부가 제품 중 하나로 내열성과 내충격성, 가공성이 뛰어나 자동차 및 가전, IT 소재로 주로 적용되고 있다. 플라스틱의 한 종류인 ABS는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 수 있는 성형성이 우수하고 색을 입히기 쉬워 자동차 내장재를 비롯해 TV나 공기청정기, 냉장고 등 가전제품 외장재에 주로 사용된다.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되며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졌고, 가전·IT 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가 높아져 ABS에 대한 수요도 늘고 호황기를 맞았다. 지난해 초 톤당 1000달러 내외였던 ABS 거래가격은 연말까지 2000달러 수준으로 두 배 올랐으며, 올해 초에도 높은 가격이 유지되고 있다.

에쓰오일은 본업인 정유사업이 코로나19 영향으로 맥을 못추는 상황에서 부업인 석유화학사업, 그 중에서도 PO가 효자 역할을 하며 실적개선 원동력이 됐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931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정유사 중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PO는 자동차나 가구의 쿠션과 건축 보온재, 화장품, 섬유 첨가제, 세정제 등의 기초 원료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세계 자동차 판매 호조와 가전·가구 판매 증가로 인해 PO 수요가 늘었고 다수의 PO 공장 정기보수로 가격이 뛰기 시작했다.

지난해 4분기 PO 수익성을 보여주는 스프레드(제품 가격에서 원료비를 뺀 수치)는 1098달러로 2014년 12월 이래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2분기 스프레드가 200달러 정도였던 것과 비교하면 다섯 배나 뛰어 올랐다. 에쓰오일은 값싼 잔사유를 원료로 하는 신규 고도화시설(RUC&ODC)에서 PO 원료를 공급하면서 수익성을 극대화했다.

PO의 강세는 올해 상반기도 계속될 전망이다. 중국 등 각국 소비진작 정책으로 자동차, 가전, 포장재 등의 탄탄한 수요 회복 영향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올해 1분기 중국에 신규 PO 공장 가동이 예정됐지만 중국 소비진작 정책 시행 등으로 PO 수요가 견조할 것으로 예상돼, 지금 수준의 강세 시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산화프로필렌(PO) 스프레드 추이

(단위: 달러/톤)

[자료:에쓰오일]

고기능합성수지(ABS) 가격 추이

(단위: 달러/톤)

[자료:플래츠]

정유·화학 호실적 업체엔 효자상품 있었다
정유·화학 호실적 업체엔 효자상품 있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