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00만대를 넘어선 글로벌 전기차(BEV·PHEV) 시장이 올해 400만대 시대를 정조준하고 있다. 유럽이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과 중국 역시 적극적 보급 정책을 추진하며 시장 규모를 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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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급속 전기차 충전소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 (전자신문 DB)>

IHS 마킷 등 글로벌 주요 시장조사업체들은 올해 전기차 시장 규모가 작년보다 30% 이상 성장한 400만대를 상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자동차 시장 성장 전망치인 9%보다 세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업계가 전기차 시장 성장을 점치는 가장 큰 이유는 유럽을 중심으로 한 주요 자동차 시장 환경 규제 강화와 친환경차 보급 확대 정책 등이 꼽힌다. 유럽은 가장 공격적으로 전기차 보급에 앞장서고 있다. 노르웨이는 2025년, 영국은 2030년, 프랑스는 2040년을 목표로 내연기관차를 퇴출할 계획이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마티아스슈미트에 따르면 지난해 유럽은 중국을 제치고 전기차 최대 시장으로 부상했다. 작년 주요 유럽 시장에서 신규 등록된 전기차는 133만대이며, 올해는 191만대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

유럽연합(EU)은 지난해부터 유럽 내 완성차 판매 기업에 대해 평균 판매 대수를 기준으로 대당 이산화탄소(CO₂) 배출량을 95g/㎞로 제한했다. 올해까지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초과 배출량 1g/㎞에 대해 95유로(약 13만원)의 벌금을 내야 한다. 배출가스가 없는 전기차 보급 없이는 사실상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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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올해 선보일 아이오닉5 티저 이미지.>

미국과 중국의 강력한 친환경차 정책도 전기차 확산에 불을 지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으로 전기차 보급 정책을 다시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행정부는 친환경 기조로의 회귀를 선포하면서 탄소 중립화를 주요 정책 목표를 제시했다. 정부 기관 차량을 미국에서 생산된 전기차로 교체하겠다고도 밝혔다.

중국도 보조금 외에 전기차 보급을 위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대도시 대기오염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차량이 없는 가정이 전기차를 구매하면 번호판 제한을 면제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현재 중국은 도시별로 연간 자동차 번호판 발급량을 일정 수준으로 묶는 구매 제한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상품성을 대폭 높인 차세대 전기차 등장도 시장 전망을 밝게 한다. 메르세데스-벤츠와 폭스바겐, 제너럴모터스(GM), 현대차 등 전통 자동차 업체들은 올해를 기점으로 주행거리를 대폭 늘리고 충전 시간을 단축한 신형 전기차를 쏟아내며 전기차 시대 전환을 선언한다.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니오 등 중국 신생 업체 도전도 거세진다.

GM은 2035년까지 내연기관차 대신 전기차만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현대차는 2025년까지 전기차를 100만대 이상 판매해 시장 점유율을 1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단 목표다. 하이브리드차를 고집하던 토요타는 전용 플랫폼 e-TNGA를 선보이고 올해 첫 전기차를 내놓는다. 내년까지 6종의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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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니오가 시판 중인 전기차.>

중국 신생 전기차 업체 니오는 6개월 연속 월간 판매 최고치를 경신했다. 니오 누적 판매량은 8만2866대다. 또 다른 중국 업체 샤오펑도 지난달 6015대를 판매하며 3개월 연속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유럽에 수출한 중국산 전기차는 2만3800여대로 전년 대비 1290% 급증했다.

마티아스슈미트는 “EU 환경 규제 강화가 글로벌 전기차 보급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국가별 전기차 보조금 등 관련 정책 강화도 시장 확대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