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그룹 부회장 “부산공장 제조원가, 스페인 2배...개선 시급”

생산경쟁력 2년 만에 '1위→10위'
"약속 불이행 시 새 방법 찾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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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세 빈센트 드 로스 모조스 르노그룹 제조총괄 부회장

르노그룹 부회장이 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의 높은 제조원가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개선을 위한 임직원 협조를 촉구했다.

9일 르노삼성차에 따르면 르노그룹 제조·공급 총괄 임원인 호세 비센트 드 로스 모조스 부회장은 이날 부산공장 임직원에게 영상 메시지를 통해 “부산공장 제조원가(VTU)는 스페인에서 생산되는 '캡처'의 두 배에 달한다”며 “공장 경쟁력 문제에 대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부산공장은 르노그룹 내 19개 공장 중 생산 경쟁력(QCTP)이 지난해 기준 10위다. 2018년 1위였으나 2019년 5위로 하락한 데 이어 급락했다. QCTP는 품질(Q), 비용(C), 시간(T), 생산성(P)을 토대로 산출한다. 부산공장은 제조원가를 비롯해 비용 항목의 점수가 가장 저조하다.

모조스 부회장은 “제조원가가 유럽공장 두 배고 운송비까지 더해지는 상황이라면 한국에서 차량을 생산해 유럽으로 수출하는 게 적합하지 않다는 사실을 부산공장 임직원들도 느낄 것”이라며 “스페인 공장 캡처와 동일한 수준의 제조원가로 뉴 아르카나를 생산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말 뉴 아르카나 초도물량을 유럽에 수출했다. 조만간 유럽 현지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전해졌다. 이후 물량에 대해선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모조스 부회장은 추가 물량 주문이 부산공장 생산 경쟁력에 따라 좌우될 수 있다고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부산공장은 안정적 생산과 납기를 통해 유럽 시장 판매에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노사가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을 하루빨리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르노삼성차가 진행하는 서바이벌 플랜 이행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르노삼성차는 르노그룹의 수익성 중심 경영 전환 전략 '르노루션'을 토대로 임원 40%를 감원하고 남은 임원의 임금 20%를 삭감했으며, 8년 만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모조스 부회장은 “우리는 경험해보지 못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으나 부산공장뿐만 아니라, 다른 모두에게도 쉽지 않은 시기”라며 “부산공장이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면 새로운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표>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의 생산 경쟁력(QCTP) 순위 변화

르노그룹 부회장 “부산공장 제조원가, 스페인 2배...개선 시급”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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