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상용화된 의료 인공지능(AI) 대부분이 진단 보조 용도였다면 '메디픽셀XA'는 본격 시술 보조 AI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전 세계 사망원인 1위인 심혈관 질환의 안전한 시술을 돕고 시술 품질을 상향 평준화하는데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
송교석 메디픽셀 대표는 최근 식약처로부터 의료기기 인증을 취득한 심혈관 자동분석 소프트웨어(SW) 메디픽셀XA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국내 의료 AI SW 중 심혈관 대상 제품으로 인허가를 획득한 것은 처음이다.
심혈관질환 치료를 위해서는 최소침습적 치료법인 중재시술이 주로 이뤄진다. 피부를 미세하게 절개한 후 카테터를 넣어 막힌 혈관 부위를 영상진단장비로 관찰하며 스텐트 등 도구로 좁아진 혈관 부위를 확장하는 시술이다. 심장과 연결된 혈관을 다루는 시술인 만큼 의료진의 숙련도와 전문성이 요구된다.
메디픽셀은 심혈관 시술 과정 어려움을 돕는 AI를 개발한다. 첫 제품인 메디픽셀XA는 심혈관 조영영상을 분석해 혈관이 막히거나 좁아진 부위를 자동으로 찾아주고 막힌 정도를 정확한 수치로 정량화해 보여줘 의료진이 시술 여부를 결정하는데 도움을 준다. 해당 부위에 가장 적합한 시술용 스텐트를 추천하는 기능도 갖췄다.
송 대표는 “비슷한 기능을 갖춘 외산 제품도 있지만 혈관 보정 등에 추가 수작업이 필요해 실시간 분석이 필요한 시술장에서는 사용하기 어려웠다”면서 “메디픽셀 XA는 이상 혈관 탐지 및 분할, 병변 정량화, 스텐트 추천 등 전 과정을 완전 자동화해 시술 중단 없이 실시간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메디픽셀XA는 최근 연구에서 0.917의 높은 F1 스코어를 기록했다. AI 기술 평가 수치 중 하나로 수치가 높을수록 정확도가 높다는 의미다. 개발 초기부터 서울아산병원과 협력해 7500장 라벨링 데이터를 확보해 AI 학습용으로 활용해 성능을 높일 수 있었다. 송 대표가 2017년 서울아산병원에서 개최한 의료 빅데이터 분석 경진대회에서 입상한 것이 인연이 됐다.
송 대표는 “일부 대형병원을 제외하면 의사 한 명이 오롯이 결정하고 시술해야하는 경우가 많은데 정확도 높은 AI를 통해 임상적 판단에 도움을 받고 시술 시간도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병원에 보급되면 상급종합병원 쏠림 현상과 의료 격차 해소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본격 상용화를 위해선 건강보험 수가 체계 진입과 충분한 임상적 유효성 검증이 과제다. 이를 위해 오는 7월부터 서울아산병원, 세종충남대병원 등과 임상시험을 진행할 계획이다. 재협착률 개선 등 효과를 증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세계 최초 분지혈관 분할이 가능한 2.0 버전을 개발하고 국내외 허가를 동시 추진한다.
후속 제품으로 시술도구 내비게이션 자동화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로봇수술이 활성화 되면 향후 2~3년 내 자동화에 대한 요구가 커질 것으로 보고 AI가 자동으로 시술도구를 작동하게 해주는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조영제 과다사용과 의료진 방사선 노출 위험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