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000억→700억으로 급감 예상
가전유통업계, 추경 등 추가 증액해야
예산 축소에, 지원 대상가구도 제한
대대적 판촉 프로모션 수정 불가피
올해 '고효율 가전기기 구매 환급제도(으뜸효율가전)' 예산이 700억원 수준에 머물 것이라는 소식에 가전 및 유통업체들이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친환경 가전 장려에다 소비진작 효과까지 확인된 만큼 향후 추경 등을 통해서 최대한 지난해 수준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일 가전유통업계를 중심으로 정부의 으뜸효율가전 지원금을 최소한 지난해 수준으로 맞춰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3000억원에서 4분의 1도 안 되는 예산으로는 소비를 진작시킬 요인이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자들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집콕에 필요한 소비가 크게 늘었다. 특히, 영상기기부터 주방기기까지 가전 카테고리도 수혜를 입었다. 여기에는 구입가의 10%을 환급해주는 으뜸효율가전 구매지원이 한몫했다. 으뜸효율가전은 대부분 프리미엄 가전으로 매출 확대를 견인했다. 지난해부터 시행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오프라인 소비가 줄어들었지만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 등 가전양판점은 매출이 전년 대비 매출이 늘어났다.
롯데하이마트는 으뜸효율가전 구매비용 환급을 시행한 지난해 3월 23일부터 9월 4일까지 가전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보다 많게는 61%(의류건조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치냉장고 25%, 세탁기 23%, TV 21%로 단가가 높은 프리미엄 가전 매출이 증가했다.
전자랜드도 지난해 3월 23일부터 9월 11일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으뜸효율가전 구매지원 예산은 상반기 1500억원이었다. 소비자 반응이 좋아지자 하반기 추경으로 3000억원을 확대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회에서 예산을 줄여 1500억원으로 확정했다. 지난해 책정된 예산으로 12월 31일까지 사용하기로 했지만 재원 소진으로 9월 4일까지만 시행하고 조기 종료됐다.
업계에선 지난해 소비진작 효과가 컸던 만큼 올해 예산이 지난해보다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재원 소진이 9월에 끝난 만큼 최소 30% 이상 늘어날 것으로 판단, 대대적인 판촉에 돌입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4분의 1 토막이 난 예산으로 올해 프로모션 계획을 전면 수정하고 있다.
지원 대상도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장애인, 독립유공자, 3자녀 이상 대가족 등 10개 유형 가구로만 제한했다. 이들 가구는 가격이 비싼 고효율 가전을 구매하기엔 부담이 크다.
유통업계에선 지난해 가전 매출 증가에 대해 코로나19로 해외여행 등에 사용할 돈이 가전 교체 수요로 몰린 것으로 본다. 여기에 정부의 예산 지원으로 소비를 촉진시켰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예산 확대와 함께 전 국민 대상으로 사업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으뜸효율가전 구매비용 환급 사업이 지난해 소비 진작에 큰 도움이 됐다”며 “올해도 예산 규모를 최소한 지난해 수준으로 맞춰야 정책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