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가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2012년 이후 8년 만이다. 판매 대수와 생산 물량이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고, 8년 만에 영업적자가 예상된 데 따른 조치다. 몸집을 줄여 수익성을 개선하고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판단이다.
르노삼성차는 그룹 경영전략안 '르놀루션'에 따라 희망퇴직을 포함한 '서바이벌 플랜'을 시행한다고 21일 밝혔다.
회사는 르노그룹이 한국을 수익성 개선 필요 지역에 포함한 만큼 신차 프로젝트 확보를 위해선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임원을 40% 줄이고 남은 임원은 임금을 20% 삭감한 데 이어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희망퇴직 신청 대상자는 2019년 3월 이후 입사자를 제외한 모든 정규직 직원이다.
르노삼성차는 임직원 근속연수에 따른 특별 위로금과 자녀 1인당 1000만원 학자금, 차량 할인 혜택 등 희망퇴직 시 받는 처우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인당 평균 1억8000만원(최대 2억원) 수준이다.
르노삼성차는 지난해 현대·기아차에 이어 내수 3위를 차지했지만 수출이 전년 9만591대에서 2만227대로 약 80% 급락하면서 적자가 예상된다. 지난해 3월 닛산 로그 위탁생산 종료가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이번 희망퇴직을 통해 고정비 부담이 줄어들면 부산공장 생산 경쟁력 강화가 예상된다. 유럽 수출을 시작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XM3' 추가 물량 확보와 다른 신규 프로젝트 배정을 기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르노삼성차가 체질 개선에 실패한다면 부산공장의 지속 가능성이 불투명해진다. 코로나19와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의 전환, 글로벌 시장 침체에 따른 그룹 내 공장의 제조원가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생산 물량 확보가 불확실하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차 관계자는 “내수 시장의 심화된 경쟁 구도 속에서 부진을 겪고 있는 가운데 지속적인 고정비 증가가 맞물리며 내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2020년 임금 및 단체협약 협상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 르노삼성차는 국내 완성차 업체 중 유일하게 2020년 임단협을 타결하지 못했다. 노사는 이날 제4차 본교섭을 갖는다.
앞서 르노삼성차는 2012년 '리바이벌 플랜'을 통해 900여명이 희망퇴직하면서 이듬해 흑자전환에 성공한 바 있다.
<표> 최근 10년간 르노삼성자동차 주요 현황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