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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사회에 탄소중립 압력이 거세진다. 그동안 탄소중립 선언과 행동에 미온적 태도를 보이던 주요국이 앞다퉈 탄소 배출량 '제로'를 선언하면서 분위기가 급변하고 있다.

탄소중립은 위기이자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온실가스 감축 압력이 거세지고 국가 간, 기업 간 무역에 규제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친환경에너지·전기차 산업은 새 전기를 맞게 된다.

우리나라도 강력한 탄소저감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인 높다는 관측이다. 재생에너지, 전기차배터리 등 신산업 분야에서 기회를 모색한다.

지난해 9월 중국이 국제 사회를 놀라게 했다. UN 총회에서 2060년 이전에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세계 탄소 배출량 중 중국 비중은 25%에 이른다. 그동안 온실가스 감축에 뒷짐지고 있던 중국이 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들겠다고 국제 사회에 약속한 것이다. 뒤이어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도 탄소중립을 선언했다.

미국도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면 탄소중립 선언을 할 게 확실시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한 파리기후변화협약에 재가입도 예정된 수순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2050년 탄소 순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탄소중립 달성을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고 청정에너지 비중을 높이기 위해 2조달러를 투자한다는 청사진까지 제시했다.

미국과 중국이 불과 몇 개월 차이로 연이어 탄소중립을 선언하게 되면서 국제 사회 분위기는 급변하고 있다. 그동안 유럽연합(EU)만 기후변화와 외로운 싸움을 이어왔다. 앞으로는 미·중·EU가 기후변화 대응에 필요한 새 질서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기조가 당장 외교, 무역 정책에 반영될 가능성이 짙다.

김성우 김앤장법률사무소 에너지환경연구소장은 “미국은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국가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역내 동일 업종의 탄소배출 비용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을 도입할 수 있다”면서 “탄소배출이 많은 국가에 대해서는 개발금융지원을 제한하거나 심지어 친환경개발을 조건으로 금융을 지원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OECD 회원국 중 온실가스 배출량이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4번째로 많은 우리나라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석유·화학, 철강, 자동차 등 상당 주력 산업이 온실가스 다배출 업종이다. 언제 어디서 예상치 못한 규제에 직면할지 모른다는 게 산업계 하소연이다.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전략을 재정비했다. 발전부문은 재생에너지 전환과 그린수소 및 무탄소화석에너지화, 산업부문은 산업공정탈탄소 및 효율 극대화, 전탄소제품개발, 탄소자원순환을 핵심 수단으로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수송부문은 전기차·수소차전환에 바이오 연료 확대 및 물류 수송 저탄소화를 구현한다는 목표다.

반면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장착을 기회도 마련됐다. 우리나라가 경쟁력을 보유한 전기차 배터리, 신재생에너지 분야는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 연구개발(R&D) 전략도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해 과학기술자문회의는 기후변화 등 국민의 삶과 직결된 문제 해결을 위한 R&D 투자를 확대하고, 성과 창출에 유리한 R&D 체계 도입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자문했다. 지난해 기준 기후변화 R&D 예산은 1500억원 남짓. 기후변화 분야가 단순히 규제가 아닌 새로운 성장동력과 맞닿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투자 규모와 R&D 사업이 늘 것으로 예상된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