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 기업결합신고서를 각국 경쟁당국에 제출했다. 국내선 독과점 논란이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상황이나 대한항공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위가 기업결합을 승인한다면 세계 10위권 항공사가 탄생한다. 연내 인수합병(M&A)이 성사되면 2023년 말까지 아시아나항공과 통합을 완료하겠다는 게 대한항공 구상이다.
대한항공은 14일 공정거래위원회를 포함해 총 9개국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신고서를 일괄 제출했다. 추가적으로 심사가 필요한 국가가 있다면 추후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하게 되면 LCC도 1개에서 3개로 늘어난다.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이다.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건 국내선 점유율 확대다. 국제선의 경우 양사가 합병하더라도 외항사가 있어 점유율이 50%를 넘지 않는다. 반면에 국내선은 외항사가 아닌 국적사만 운항이 가능해 양사가 통합하면 LCC를 포함한 여객 점유율이 50%를 넘어선다. 국내선이 대한항공과 계열사가 장악할 경우 경쟁을 저해, 소비자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공정거래법은 원칙적으로 기업결합 후 시장점유율이50% 이상이면 경쟁제한성이 있다고 보고 있으나, 아시아나항공을 회생 불가 기업으로 판단해 승인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 공정위는 1999년 현대자동차의 기아자동차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 당시 시장별 합산 점유율은 승용차 55.6%, 버스가 74.2%, 트럭이 94.6% 등으로 모두 50%를 넘었으나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했다.
당시 기아차는 법정관리(현 기업회생절차)에 있었다.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3분기 기준 부채는 12조8386억원, 부채비율은 2308.71%에 달해 M&A 불발 시 기업회생 위기다. 공정위가 아시아나항공에도 '기업결합 제한 규정의 적용 예외'를 인정할지 업계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대한항공은 기업결합 심사 통과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다. LCC 3사가 있지만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과 별도로 운영되는 회사로 상호 경쟁 관계에 있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은 오는 3월 2조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한 실탄을 마련한다. 이를 통해 중도금을 지급하고 향후 아시아나항공이 추진하는 1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8000억원 규모로 참여해 최대주주로 올라설 계획이다.
공정위는 “해당 기업결합을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령 등에서 정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면밀히 심사할 계획”이라며 “심사 기간은 신고일로부터 30일이고, 필요한 경우 90일까지 연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는 자료 보정 기간이 제외된 심사기간이다. 자료 보정 기간을 포함한 실제 심사 기간은 120일을 초과할 수 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