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열린 2021년 신년인사회는 코로나19 재확산 여파에 따라 사상 최초로 '랜선'으로 진행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신축년 새해, 신년인사회를 두 번 다시 없을지도 모를 특별한 방법으로 하게 됐다”고 언급했다.
통상 정관계 주요인사만 참여하는 방식을 탈피하고 일반 국민이 참석해 주요 발언한 점도 눈길을 끈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신년인사회는 과거 정·관계 위주 인사들만 참석하던 관행을 탈피하여, 우리 사회의 다양한 분야와 일반 국민까지 아우르는 대표자들이 모여 새해의 희망을 나누는 장으로 자리매김해 왔다”고 설명했다.
5부 요인과 여야 대표, 국무위원, 경제·시민·종교 등 각계 대표는 물론 특별초청으로 일반 국민 8명이 온라인 영상으로 연결돼 새해 덕담과 새해 소망 등을 밝혔다. 문 대통령 자리 뒤로는 50개 화면(참석자 50명)이 펼쳐졌다. 화면 배치는 접속순서에 따라 무작위로 선택됐다.
일반 국민 8명은 '위기에 강한 국민'을 상징하는 의미로 그간 사회에 대한 헌신과 용기로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미래를 향해 정진한 이들을 초대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울산 주상복합 화재현장 주민구조 의인 구창식 바라바로산업개발 대표와 병원을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내놓은 김병근 평택박애병원 원장, 폐방화복 재활용 가방과 팔찌 등을 판매한 수익금을 암투병 소방관에 기부한 이승우 119레오 대표, 제15회 국제표준올림피아드 대상 수상자인 박용원 한국과학영재학교 학생이 참석했다. 한복 세계화에 성공한 김남경 단하주단 대표, 착한 릴레이 기부 1호인 배우 겸 유튜버 한소영씨, 자살 기도 시민을 구조한 김래준씨, 의식 잃은 운전자를 구조한 김동환 경북경찰청 경위 등도 자리했다.
'2020 코로나19 분투기 영상'도 상영됐다. 우리나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던 작년 1월 말부터 현재까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온 국민이 대응한 장면이 소개됐다.
초기 마스크 확보, 승차검진형 선별진료소 운영에서부터 헌신적인 의료진의 활약과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 등 외국도 인정한 K-방역을 다시금 확인하고 지속적인 실천과 협력을 다짐했다.
영상회의에 참석한 각계 대표와 국민 참여자의 발언 순서도 마련됐다. 이낙연 민주당 대표는 “노동자와 기업인의 피나는 노력으로 수출을 비롯한 경제를 회복하고 있다. 민생을 회복하고 경제가 다시 뛰게 함께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위원장은 “새해엔 잘못된 정책의 대전환과 국민통합이 이뤄지길 기대한다”며 “해야 할 일과 하지말아야 할 일을 구분해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요구했다. 박용만 상의 회장은 “새해 상공인이 가장 바라는 것은 경제회복과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이라면서 “회복세가 올해에만 그치지 않고 내년 이후에도 계속될 수 있도록 대처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김인용 소상공인연합회장 직무대행은 “버팀목 자금 등 소상공인 대책이 지속적으로 수립돼 위기의 소상공인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지속적으로 연결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나타냈다.
김동환 경위와 한소영 배우는 우리 사회가 이웃에 대한 관심과 나눔을 통해 보다 통합된 모습으로 발전할 수 있기를 소망했다. 박용원 학생과 김남경 대표는 어려운 시대에 새로운 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도전과 인식의 전환 등을 통해 우리나라가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기를 희망했다.
발달장애청소년으로 구성된 '볼레드(VOLED) 합창단'이 '바람의 노래' 영상공연도 선보였다. 신년인사회는 참석자들 각자가 올해 소망을 적은 메시지 보드를 들고 모니터를 통해 서로의 희망과 다짐을 공유하고, 그 실현을 기원해 주는 시간을 가지며 마무리됐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