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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 집권 5년차가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선도국가 도약'을 새해 목표로 제시했다. 디지털과 그린 중심의 한국판 뉴딜과 2050 탄소중립으로 대한민국 대전환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성과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새해 구상을 뒷받침하는 것은 우리 기업의 선전이다. 반도체를 주축으로 한 제조업 수출 증가, 바이오 기업의 코로나19 백신·치료제 개발 가시화는 방역 성공과 빠른 경제 회복 가능성을 기대하게 한다. 문 대통령은 최근 기업인 출신 대통령 비서실장을 임명하면서 청와대와 기업 간 소통창구도 넓혔다.

관건은 기업이 자유롭게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가 만들어지느냐다. 방역·백신·치료제 3박자를 갖춘 코로나19 극복 모범국가, 경제강국, 선도국가 도약을 위한 친기업 행보가 실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시선이 달라졌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출범 때부터 '친노동 반기업' 정서가 상당했다. 정부 3대 정책 기조 중 두 개가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였다. 나머지 하나는 '혁신성장'이었지만 뒷전으로 밀렸다. 적폐청산 기치를 올리면서 기업은 숨을 죽였다. 집권 3년차까지 이러한 기조는 변하지 않았다. 정권 최대 목표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도 성공적으로 진행되며 지지율도 고공행진을 펼쳤다.

코로나19가 가져온 대변혁은 문재인 정부가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기 시작했다. 방역에 구멍이 뚫리면서 민생 경제 문제가 정권의 가장 큰 현안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재확산과 부동산 정책 실패 논란, 적폐청산 작업 중 하나인 검찰개혁을 둘러싼 추미애-윤석열 갈등에 백신 수급 문제까지 불거지며 문 대통령 지지율은 30%대로 추락했다.

이러한 위기 속 문 대통령은 '경제강국' '선도국가' 도약을 새해 목표로 설정했다. 문 대통령이 이 같은 목표를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기업의 선전이었다.

문 대통령은 지난 5일 새해 첫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우리 경제와 기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 또한 역대 최고”라고 기업을 치켜세웠다. 기업을 바라보는 정권의 시선이 바뀔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새해 가장 큰 포부는 선도국가 도약”이라면서 “'경제 맥박'이 더 힘차게 뛰어 경제강국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수출 증가 등 우리나라 경제 회복 조짐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경제협력기구(OECD) 국가 중 경제성장률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출도 반등했다. 12월에는 수출액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반도체 등 정보통신(IT) 품목이 '하드캐리' 했다. 주가는 3000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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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신항에 정박중인 화물선에 컨테이너가 선적되고 있다. 이동근기자 foto@etnews.com>

청와대는 이 같은 경제 회복 조짐을 발판으로 한국판 뉴딜과 2050 탄소중립을 올해 본격 추진해 성과를 내겠다는 복안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가장 시급한 것은 코로나19 확산세를 저지하는 방역”이라면서도 “한국판 뉴딜과 탄소중립 등의 정부 정책과제 또한 중요한 목표”라고 말했다.

◇코로나 위기 극복카드는 '기업'

문 대통령이 언급한 것처럼 '새해 우리 경제 맥박이 더욱 힘차게 뛰도록' 하려면 방역부터 성공을 거둬야 한다. 지난 연말부터 이어져온 1000명대 전후 일일 확진자 수를 조속히 낮춰야 한다. 다행히 정부는 수주간 지속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알파' 조치를 통해 최근 신규 확진자를 800명대로 끌어내렸다.

관건은 백신과 치료제다. 확진자 수가 줄어들었다고 해도 백신과 치료제 없이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없다.

백신 공급을 둘러싼 논란은 문 대통령이 해외 백신업체 최고경영자(CEO)와 영상통화하는 등 직접 나서면서 수그러지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의 통화에 이어 청와대가 백신 구입계약 계획을 발표했지만 이면에는 협상 '판'을 깔아준 우리 기업의 노력이 있었다. K-방역 이미지를 세계에 각인 시킨 것도 진단키트 개발에 성공한 기업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치료제는 셀트리온이 지난 연말 식품의약품안전처 긴급승인을 신청하고, 녹십자도 금명간 선청이 예상된다. 빠르면 1월 말께 승인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국산 백신 연구도 착실히 진행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를 필두로 5개 기업(기관) 6개 백신 임상이 진행 중이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르면 올해 말 국산 백신이 개발될 것으로 관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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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트리온 연구원 (사진=셀트리온 제공)>

◇규제개혁으로 기업경쟁력 키워야

지난해 문 대통령 지지율은 코로나19 방역 성과에 따라 요동쳤다. 작년 초에는 코로나19 위기를 잠재우면서 지지율 추락 위기를 극복했다. 이를 바탕으로 4월 21대 총선에선 사실상 여당의 대승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연말 30%대로 떨어진 지지율 역시 코로나19 재확산과 그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등으로 촉발됐다는 분석이 많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정부 방역 지침과 성과는 대통령 지지율에 많은 영향을 끼치고 있다”면서 “일일 확진자 수가 줄어야 한다는 전제가 있지만 2월 해외 백신 접종이 시작되고 국내 치료제 개발이 완료되면 지지율은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방역 성공과 경제 회복을 위해 기업이 실력을 발휘할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한다. 사회적 약자를 돌보고 정의를 바로세우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장 급한 코로나19 극복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경진 가천대 교수는 “2050 탄소중립 등 미래를 위한 중장기 정책 추진도 중요하다”면서도 “당장 시급한 방역과 백신, 치료제 개발, 경제 회복을 위한 기업 규제완화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필요한 규제를 방치하거나 오히려 더 늘리면 안 된다고 지적했다.

국회예산정책처장을 지낸 김춘순 순천향대 미래융합대학원장도 “경제회복 관건은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키기 위한 규제개혁”이라며 “기업이 투자를 하고 연구개발(R&D)에 매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