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화폐 대표 주자인 비트코인 기세가 무섭다.
지난 3일 비트코인 가격은 개당 3900만원을 돌파했다. 5일 현재 3700만원대로 일부 조정이 됐지만 비트코인 시가총액은 6000억달러를 넘어섰다. 테슬라 시가총액과 유사한 수준으로 올라섰다. 5일 3700만원으로 가격이 급락한 데에는 지난 달 그레이스케일이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일부 암호화폐 펀드 신규 투자 유치가 중단된 데 따른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다만 해외 기관은 물론 다수 암호화폐거래소는 비트코인 가격 상승이 지속 이어질 것으로 관측했다. 해외 기관투자자 유입으로 인한 매수세 증가가 비트코인 가격 상승에 주요인이다.
암호화폐거래소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이 계속 장외에서 매수를 하고 있어 장기적으로 상승장은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실제 코인베이스에서는 총 2만4000개 비트코인이 거래소 바깥으로 옮겨졌다”고 설명했다.
거래소 입금량에서 출금량을 뺀 넷플로우(Netflow) 지표를 보면 이전과는 비교도 안 될만큼 많은 비트코인이 거래소를 빠져나가고 있다. 거래소 밖으로 비트코인이 빠져나가면 그만큼 거래소 내에서 매도할 수 있는 물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일종의 상승 신호로 본다.
지난해 12월 주요 기관투자자 유입 상황을 보면 △앤서니 스카라무치의 스카이브리지 캐피탈 2500만 달러 △매스뮤추얼 1억 달러 △구겐하임 50억 달러 △나스닥 상장 캐나다 핀테크기업 모고가 150만 달러를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그 외에도 지난해 10월 미국 글로벌 결제 업체 스퀘어도 5000만달러(한화 약 540억원)을 비트코인 매입에 지출했다. 이는 이 회사 2분기 총 자산의 1%에 해당한다.
미국 대형 생명보험사 매사추세츠뮤추얼생명보험도 뉴욕 소재 디지털 자산운용사 NYDIG를 통해 운용자산 중 1억달러(1092억원)를 비트코인에 투자한 것으로 확인됐다.
업계는 올해 더 많은 기관 투자자가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했다.
라인 투자 플랫폼 이토로의 요니 아시아 최고경영자(CEO)는 “비트코인 2만달러 돌파는 의심할 여지없지 역사적인 이정표”라며 “(비트코인은) 더이상 컴퓨터 프로그래머나 핀테크 옹호론자만 투자하는 수단이 아니다”고 밝혔다.
투자회사 구겐하임 인베스트먼트의 스콧 미너드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비트코인 공급에 한계가 있고 미국 중앙은행은 엄청난 돈을 풀고 있다”며 “비트코인은 40만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창펑 쟈오 바이낸스 CEO는 “코로나19로 경제 위기가 가속화되면 IMF 같은 기관들이 구제 금융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구제 금융은 결국 더 큰 인플레이션을 낳고 이런 상황을 대비해 자금은 안전자산으로 이동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샘슨 모우 블록스트림 CSO는 “매 초 50만 달러 치 비트코인이 거래된다”며 “하루에는 46억 2700만달러(5조480억원) 규모 비트코인이 거래된다”고 밝혔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