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신청한 쌍용차, "앞으로 3개월이 마지막 고비"

쌍용차 ABS 프로그램 신청
법원, 최대 3개월까지 연기
美 투자자, 협상 우위 악용 가능성도

인도 마힌드라그룹이 매각을 추진 중인 쌍용자동차가 법원에 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신규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매각 협상이 더딘 상황에 유동성 위기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다만 회생절차에서 최대 3개월간 보류하는 자율구조조정(ARS) 프로그램을 활용해 추가 시간을 벌었다. 일각에선 인수를 추진하는 HAAH오토모티브가 쌍용차를 궁지에 몰아 협상 우위에 점할 우려도 있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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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차는 21일 이사회를 통해 회생절차 신청을 결의하고,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 △회사재산 보전처분 신청서 △포괄적 금지명령 신청서 △회생절차 개시 여부 보류 결정(ARS 프로그램) 신청서를 접수했다.

법원은 쌍용차가 ARS 프로그램을 신청하면서 최대 3개월까지 회생절차 개시를 연기할 계획이다. 채권자가 참여하는 회생절차협의회를 구성해 1개월 단위로 연장을 검토한다. 해외금융기관의 경우 반대 의견을 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매각 시간이 촉박한 상황인 건 분명하다.

이번 회생절차 신청은 약 600억원 규모 해외금융기관 대출 원리금 연체가 주된 배경이 됐다. 쌍용차는 해당 기관과 만기연장을 협의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채무를 상환할 경우 사업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초래할 수 있어 불가피하게 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쌍용차는 이번 조치로 당분간은 대출원리금 상환 부담에서 벗어났다. 정상적 영업활동을 계속하면서 동시에 이해관계자들과 합의해 회생절차 신청을 취하해야 한다.

급선무는 지분 매각이다. 투자자를 유치해 유동성을 회복해야 한다. 쌍용차의 연체 원리금은 총 1650억원에 달한다. 전기차 '코란도 E-모션' 이후 선보일 미래차 투자 재원도 필요하다. 쌍용차는 세 차례 연속 분기 보고서 감사의견 거절을 받아 상장폐지 위기기도 하다.

쌍용차는 매각 절차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지만, 올해 상반기부터 진행한 신규 투자자 협상에 진전이 없어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실사는 진행했으나 아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등 추가 절차는 없었다. 가격을 낮추기 위해 HAAH오토모티브가 쌍용차를 법정관리까지 몰아넣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쌍용차는 “현재 진행하고 있는 투자자 협상도 마무리해 조기에 법원에 회생절차 취하를 신청할 계획”이라며 “마힌드라도 대주주로서 책임감을 갖고 이해관계자와의 협상 조기타결을 통해 쌍용차 경영정상화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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