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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욱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인공지능데이터기획팀장

코로나19로 시작한 올 한 해, 우리는 다른 여느 때와 달리 세계적 경기침체와 심각한 사회문제를 경험하고 있다. 감염병 확산에 따른 비대면 비즈니스 환경으로 발생한 기존 일자리와 사회 구조 변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상황이다. 막연한 불안감으로 위축되기보다는 적극적 자세로 미래를 개척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게 됐다.

정부에서는 적극적이고 효율적인 방역을 기반으로 발 빠른 디지털 뉴딜과 비대면 연구개발(R&D) 정책으로 우리가 나아갈 길을 제시했으며, 이는 코로나19로 혼란을 겪고 있는 다른 나라와 대비된다. 우리 주도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미래를 열어갈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있다.

인공지능(AI) R&D를 담당하는 필자는 2년 전부터 'AI 기술청사진' 작업을 추진했다. AI 기술청사진은 2030년까지 AI가 어떻게 발전할지 내용을 예측해 정리하는 작업이다.

현재 AI 원천 R&D는 2023년 일몰돼, 같은 사업을 더욱 확장해 진행하기 위한 예타 신청이 필요했다. 사전 준비를 위해 당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정책적 요청으로 AI 기술청사진 작업을 추진하게 된 것이다. 2018년 11월 기술청사진 작업을 시작, 지난해 11월 관련 1차 보고서를 내놨고 최근 2차 보고서를 내놓았다.

2년간 기술청사진 작업을 하면서 느낀 것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개척하기 위해서는 AI와 같이 미래를 열어갈 핵심 원천기술 개발에 지속적이며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AI에 대한 국내외 최신 동향 파악과 함께 AI가 열어갈 미래에 대한 방향 제시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로 발간한 이번 보고서에는 이런 의견을 반영해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사항을 개선했다.

먼저 기존의 머신러닝, AI 등 기술 키워드 중심으로 분류된 것에서 탈피해 지능지수(IQ), 감성지수(EQ)와 같이 사람의 지능을 반영할 수 있는 21개 소분류 체계를 수립하는 데 노력했다.

둘째, 종전의 미국 중심의 동향에서 탈피해 중국, 유럽연합(EU), 일본 등 각국의 최신 동향 파악에 주력했다. 딥러닝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각국에서 어떤 연구를 수행하고 있는지 관련 이슈를 조사했으며 일반인도 알기 쉽게 전달하고자 했다.

셋째, AI 기술의 산업 적용 가능성을 제시했다. AI의 중요성과 활용성에 대한 논의들은 많지만 실제 산업 분야에서는 AI에 대한 막연한 불신과 두려움과 함께 어떤 기술을 적용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에 따라 산업별 적용 가능한 AI 기술을 소개했다.

현재 AI 원천 R&D 예타는 1차 평가를 통과해 2차 평가가 진행 중이며 당초 계획대로 2022년에 본격적인 R&D가 추진될 수 있도록 많은 분들과 함께 노력하고 있다.

이번 기술청사진 자료도 예타 대응과 함께 향후 AI R&D 방향 수립에 일조할 수 있도록 완성도 제고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향후 AI 기술은 자연환경에 적응하고 진화해 온 인간의 자연지능(Natural Intelligence)과 기계를 작동하는 다소 한정되고 경직된 AI가 상호 보완적으로 협업하고 공존할 수 있는 '인간 중심의 AI'로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년 내 자연지능과 AI 연구 성과를 기반으로 또 다른 미래를 준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박상욱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인공지능데이터기획팀장 pso10016@iitp.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