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전기요금 개편…산업계, 이해 득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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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산업계가 '전기요금 현실화'로 셈법이 복잡해졌다. 자칫 전기요금이 오를 경우 제조원가도 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수출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다만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사업자들은 한국전력공사에 직접 전기를 판매(도매)하기 때문에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에 전력판매사업자인 한전과 한전처럼 전기를 특정 지역에 판매(소매)하는 구역전기사업자들은 직접 수혜가 전망된다.

17일 올해 10월 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총 전기 판매량은 3만9065GWh다. 이 가운데 산업용 판매량은 2만2623GWh로 58%를 차지했다. 산업용 전기 판매단가는 2019년 기준 ㎾h당 106.56원으로 주택용 104.95원을 웃돌았다. 이 기간 평균 정산단가가 99.8원인 것을 감안하면 특혜 없이 판매된 셈이다. 일부 선진국이 산업용 전기요금을 40~70%가량 낮게 책정한 것과 차이가 있다.

산업계는 전기요금 현실화에 우려하고 있다. 앞서 이날 정부는 원가연계형 요금제(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원가연계형 요금제는 원가(연료 가격) 등락에 따라 전기요금도 등락하는 제도다. 매 분기마다 반영한다.

통상 전력도매가격(SMP)에 영향을 미치는 LNG 가격은 국제유가에 연동된다. 현재는 코로나19로 국제유가가 하향안정화에 접어든 상황이다. 하지만 석유 수요가 늘고 국제유가가 오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산업계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있다. 전기요금이 올랐을 때는 원가 부담 증가로 수출 경쟁력이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우리나라 주력 산업이 반도체, 석유화학, 정유, 철강 등 전기 다소비 제조업이라는 점에서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10월 한전전력통계속보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기 총 판매량 3만9065GWh 가운데 제조업 비중은 52%(2만234GWh)를 차지한다.

재계 관계자는 “전기는 제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 원자재”라면서 “전기요금 상승으로 제조원가가 오를 경우 자동차, 스마트폰 등 소비재 가격이 상승할 수밖에 없고, 수출 경쟁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LNG 발전사업자들은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전기요금 정상화가 한전과 소비자간 '소매' 영역에 적용되기 때문이다. LNG 발전사업자들은 한전에 전기를 판매하는 '도매 사업자'이기 때문에 영향이 적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기를 직접 판매하는 소매 사업자인 한전과 구역전기사업자들은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구역전기사업자들의 경우 한전 '전기요금 제도'를 차용한다. 원가연계형 요금제 도입으로 연료 가격 변동에 따라 전기요금을 내리거나 올릴 수 있기 때문에 실적 손실을 줄일 수 있다. 올해 10월 기준 구역전기사업자는 총 11개사로 집계됐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