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중공업이 해상풍력 발전기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 정부가 제9차 전력수급계획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 속도를 높인데 따른 것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은 8㎿급 해상풍력 발전기 기술 개발 시기에 기한을 두지 않기로 했다. 애초 2022년 개발 완료한다는 목표였지만, 시기를 앞당길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해상풍력 발전기 기술 개발에 전력을 다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 “다만 엔지니어 충원 등 구체 내용에 대해서는 말해줄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두산중공업은 해상풍력을 주력 사업으로 밀고 있다. 2025년 연 매출 1조원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연구개발(R&D)와 생산시설 투자 등을 늘렸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이 회사 3분기 누적 기준 '핵심 기술 국산화 관련 연구개발(R&D)' 비용은 1957억원에 달한다. 4분기를 포함하면 2018년 1979억원, 2019년 2048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풍력 발전기 기술 개발이 빨라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두산중공업이 '속도전'에 나선 것은 대규모 수주를 위해서다. 현재 전라북도는 국내 최대 규모인 2.4GW 규모 '서남해 해상풍력 프로젝트 2~3단계'를 추진하고 있다. 사업 비용만 약 14조원에 이른다. 두산중공업은 이 프로젝트 60㎿ 실증단지에 3㎿급 풍력발전기 20기를 공급한 바 있다.
이날 두산중공업과 전라북도는 '서남해 해상풍력' 조성 업무협약을 교환했다. 두산중공업은 해당 사업 풍력발전기 제작과 유지보수, 단지 개발 등을 맡는다.
정부가 해상풍력 육성 의지를 보이는 것도 한 배경이다. 정부는 최근 수립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안에서 2034년까지 태양광·풍력 등 신재생에너지 설비용량을 20.1GW에서 77.8GW로 늘려 잡았다. 2025년 기준 태양광·풍력 중간 목표치는 기존 29.9GW에서 42.7GW로 12.8GW 확대했다. 해상풍력 등 보급 속도가 빨라지는 셈이다.
두산중공업 관계자는 “그린뉴딜 정책 추진 등에 따른 국내 해상풍력 프로젝트 확대로 자사 해상풍력 발전기 도입 시기 및 규모가 앞당겨지거나 늘어날 전망”이라면서 “관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