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영상이 영화관에서 상영됐다. 광고가 아닌 국내 게임사 트레일러가 스크린에 걸린 건 6년 만이다.
펄어비스는 15일 서울 서초구 메가박스에서 신작 붉은사막 영상을 상영했다. 주인공 맥더프가 만나는 주요인물과 용병단 스토리를 담았다. 광대한 대륙과 차가운 사막, 거친 도시 등 오픈 월드 세계를 섬세하고 꼼꼼하게 표현했다.
4K 그래픽으로 구현한 실제 게임 플레이 장면은 대화면, 고출력 스피커를 만나 웅장함과 박진감을 더했다.
콘솔게임답게 시원한 화면의 전투 UI를 확인할 수 있다. 강렬하고 속도감 있는 액션신은 대화면에서 두드러졌다. 개발 중인 게임이라 뛰는 모습이 잠깐 담기기는 했으나 1대1 전투, 1대 다수 전투, 거대 몬스터와 전투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다.
영상은 김대일 펄어비스 의장이 보여주고 싶은 장면을 선정해 직접 편집했다. 김 의장은 붉은사막 기획부터 시작해 차세대엔진 전반에 걸친 테크니컬한 부분까지 총괄적으로 디렉팅하고 있다.
김 의장은 “세상을 돌아다니고 활극을 펼치고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며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펄어비스가 붉은사막 실제 게임으로 구현한 영상을 선보인 건 그만큼 게임에 자신이 있다는 방증이다. 게임 광고에 인게임 영상을 담지 않고 이미지로 브랜딩하는 시대다. 실제 게임에 자신이 없다면 대화면에 투영할 수 없기 때문이다.
국내 게임사가 영화관을 대관해 영상을 상영한 건 엔씨소프트 이후 처음이다. 엔씨소프트는 2014년 4DX 극장에서 30분 남짓한 '프로젝트 혼' 영상을 선보였다. 한 번 시청하기 위해서 2시간을 기다릴 정도로 인기가 좋았다.
외국에서도 영화관에서 게임 영상을 상영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블리자드, 베데스다 등 1티어 급으로 분류되는 게임사만이 특별하게 제작한 시네마틱 영상을 띄우는 정도다. 펄어비스가 인게임 플레이에 얼마나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다.
붉은사막은 펄어비스 차세대 게임엔진으로 개발하고 있는 오픈 월드 액션 게임이다. 엔딩이 있는 싱글 플레이와 온라인 플레이가 유기적으로 결합된 독특한 구조다.
펄어비스는 기존 게임에서 시도되지 않았거나 경험하지 못한 액션플레이를 구현할 예정이다. 제작에 참여하는 김 의장을 비롯해 'C9' 액션을 책임졌던 이성우 프로듀서가 '릴온라인' 정환경 프로듀서와 공동 프로듀서로 이름을 올렸고 '검은사막'과 C9 개발에 참여한 채효석 액션 디렉터(리드 컴뱃 디자이너)가 액션에만 집중한다.
채 액션 디렉터는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하는 등 특이점이 많이 들어갔다”며 “다른 게임에 없는 액션을 살려 정말 액션 활극처럼 느껴지게 개발 중”이라고 설명했다.
붉은사막은 내년 4분기 출시를 목표로 한다. 자체 차세대 엔진으로 개발하고 있어 빠른 개발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정 프로듀서는 “상용엔진보다 원하는 기능, 표현, 연출을 빠르게 피드백할 수 있어 빠른 퍼포먼스가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이성우 프로듀서는 “새 기술이 나왔을 때 우리 엔진에 넣을 수 있는 유연성이 압도적으로 좋다”고 평했다.
이현수기자 hsoo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