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IPO 시장도 '개미' 몰린다

코로나 상황서 가치 새롭게 조명
도어대시, 상장 첫날 주가 86% 급등
에어비엔비, 장중 시총 110조원 기록
국내 전문가 "상장 후 높은 변동성 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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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증시뿐 아니라 미국 증시에도 개인투자자 자금이 몰리면서 기업공개(IPO) 시장에 훈풍이 불고 있다. 최근 주요 기업이 잇달아 나스닥 상장에 나서고 있어 미국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 관심도 함께 커졌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과 이달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했거나 상장을 앞둔 미국 현지 기업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치를 새롭게 조명받은 기업이 대다수다. 국내처럼 미국도 개인투자자 자금이 급증했고 증시가 연일 상승하면서 추가 상승 기대감이 커진 분위기 속에서 IPO 시장에 엄청난 자금이 몰리고 있다.

지난 9일(현지시간) 상장한 미국 1위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스타트업 도어대시(DASH)는 상장 첫 날 주가가 86% 급등해 시가총액이 600억달러(약 65조원)를 넘어섰다. 공모가 102달러 대비 85.79% 오른 셈이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투자한 기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다음날 상장한 미국 숙박공유 기업 에어비앤비(ABNB)는 상장 첫 날 장중 시가총액이 무려 1016억달러(약 110조6000억원)를 기록했다. 공모가 68달러의 두 배 이상인 주당 146달러로 거래를 시작해 165달러까지 치솟았다가 종가 144.71달러(시총 862달러, 약 94조원)로 장을 마쳤다. 코로나19로 영업이 악화됐지만 온라인 여행업계 시총 1위인 부킹닷컴(약 860억달러)을 훌쩍 넘어 화제가 됐다.

앞서 상장한 빅데이터 분석기업 팔란티어(PLTR), 스노우플레이크(SNOW), 유니티(U)도 공모가 대비 주가가 크게 상승하며 IPO 열기에 불을 지폈다.

팔란티어는 지난 9월 10달러로 거래를 시작해 12월 10일 기준 27.0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두 달이 채 안 돼 주가가 170% 올랐다. 미국 클라우드 기반 소프트웨어 기업 스노우플레이크는 상장 첫 날인 9월 16일 245달러로 거래를 시작해 약 3달 만에 373.28달러를 형성해 주가가 52% 올랐다. 워런 버핏의 투자사인 버크셔해서웨이가 투자한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세계 시장에 게임엔진 솔루션을 제공하는 유니티는 9월 75달러에 거래를 시작해 158.18달러를 형성했다. 약 3달 만에 110.90% 주가가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온라인게임 개발·유통사인 로블록스(RBLX)와 인공지능 기반 후불결제 핀테크 기업인 어펌(AFRM)의 상장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에도 잘 알려진 로블록스는 사용자가 게임을 직접 프로그래밍하고 이를 다른 사용자와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회사가 개발한 게임을 사용자가 즐기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자신만의 게임 세상을 구축하는 것이다. 핵심 이용자층이 7~12세로 올해 마이크로소프트의 인기 게임 '마인크래프트' 활성 이용자수를 추월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핀테크 기업 어펌은 온라인 쇼핑 시 빠르게 신용등급을 조회해 일정 금액을 할부로 대출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머신러닝과 빅데이터 분석 등으로 사용자 신용도를 분당 수천개까지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을 갖췄다.

이 회사 창업자는 온라인 결제시스템 페이팔을 공동 창업한 맥스 레브친이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온라인 커머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올해 매출이 작년 대비 93% 증가한 5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면서 추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아직 상장 일정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올해 증권거래 앱으로 많은 사용자를 모은 로빈후드와 신선식품배달 기업 인스타카트도 IPO 시장 기대주로 거론된다.

이처럼 미국 현지에서 신생 상장사들이 높은 관심을 얻자 국내 전문가들은 상장 후 높은 변동성에 유의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관련 ETF에 투자해 위험을 낮추는 방법도 제안한다.

김진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공모주 청약은 사실상 불가능해 현지 IPO 기업에 투자하려면 상장 후 직접 매수하거나 펀드·ETF를 이용하면 된다”며 “미국 IPO 기업이나 스팩(SPAC)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ETF인 Renaissance IPO ETF(IPO), First Trust U.S. Equity Opportunities ETF(FPX), Defiance Next Gen SPAC Derived ETF(SPAK)가 대표적이며 글로벌 IPO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FPXI, IPOS 등도 있다”고 설명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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