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정부와 민간 부문에서 쓴 연구개발(R&D)비 총액이 90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5위에 해당하는 규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9일 국가과학기술심의회 운영위원회에 보고한 '2019년 연구개발(R&D) 활동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총연구개발비는 89조471억원(764억 달러)으로 전년 대비 3조3184억원(3.9%↑) 증가했다. 국내 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비 비중은 전년 대비 0.12%P 증가한 4.64%로, 이스라엘(2018년 기준 4.94%)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이스라엘과 순위가 뒤바뀌었다.
과기정통부는 “지난해 민간재원은 전년 대비 4.3% 증가한 68조5216억원으로, 총연구개발비 증가에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정부·공공 재원(19조995억원)은 지난해보다 4% 증가했다.
연구비를 가장 많이 사용한 연구주체는 기업이다. 총 71조567억원(80.3%)을 썼다. 공공 연구기관이 10조1688억원(11.4%), 대학이 7조3716억원(8.3%)을 써 그 뒤를 이었다.
연구개발 단계별로는 개발연구에 전체의 62.8%인 55조9446억원, 응용연구에 20조401억원(22.5%), 기초연구에 13조623억원(14.7%)이 사용됐다.
연구자수는 전년 대비 4.7%(2만3966명) 증가한 53만8136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상근연구원(FTE)은 5.5%(2만2320명) 증가한 43만690명으로 세계 5위 수준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경제활동인구 천명 당 연구원 수는 15.4명, 인구 천명 당 연구원 수는 8.3명이었다.
기업체 연구원 수는 38만7448명(72.0%)이었다. 대학은 11만619명(20.6%), 공공연구기관은 4만69명(7.4%)의 연구원을 확보했다.
연구원 1인당 사용한 연구개발비(FTE 기준)는 전년 대비 1.5%(317만원) 감소한 2억675만원으로 집계됐다. 미국 달러로 환산하면 1인당 연구개발비는 17만7396 달러였다. 이는 중국(15만9386달러)과 영국(16만1743 달러)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에 비해 낮은 수치라고 과기정통부는 설명했다. 여성 연구원은 전년 대비 8.1%(8459명) 증가한 11만3187명(21%)으로 나타났다.
과기정통부는 “최근 10년간 여성 연구원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지만, 일본을 제외한 영국·독일·프랑스 등 주요 선진국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내년 1월 관련 보고서를 발간해 연구자와 국민이 이용할 수 있도록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 국가통계포털(KOSIS) 등에 공개하고 OECD에도 보낼 예정이다.
1963년 처음 시작한 연구개발 활동 조사는 공공연구기관, 대학, 기업 등의 연구개발비와 연구개발인력 현황 등을 분석하는 것으로 OECD 가이드라인을 기준으로 삼는다. 지난해 조사 대상은 국내 기관 6만7095곳이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