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소재 적용, 보다 빠르게 보다 효율적으로
한국재료연구원(KIMS·원장 이정환)은 나영상 금속재료연구본부 연구팀이 저비용으로 무결함 비정질합금 박판을 제조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의 급속냉각 감압주조 기술을 개발했다고 9일 밝혔다.
비정질합금은 일반 결정질합금에 비해 2배 이상 고강도, 4배 이상 큰 탄성한계를 갖는다. 탁월한 내구성과 내마모성, 내식성, 고광택 등 표면 특성이 우수해 오랫동안 신개념 금속으로 각광받았다.
하지만 적용 부품의 크기에 한계가 있고, 주조 과정에서 결함 발생 등으로 생산 효율과 가격 경쟁력이 떨어져 상용화가 어려웠다. 급속 응고 과정으로 만들어야 하는 비정질합금의 특징에 따른 한계다. 이로 인해 비정질합금은 주로 수십 마이크로미터(㎛) 수준 두께의 극박판이나 분말 형태로만 상용화됐다.
연구팀은 비정질합금 주조 과정에서 발생하는 난류성 용탕 흐름을 안정적인 층류 흐름으로 유도해 급속 응고 과정에서도 주조 결함을 억제한 금형공정 기술을 개발했다. 나아가 층류 흐름을 유지하면서 액상 접합으로 대면적 비정질합금 박판을 제조할 수 있는 다전극 진공 감압 주조 기술과 장치 개발에도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 기술로 두께 1~2㎜ 내외, 폭 100~200㎜ 내외 비정질합금 박판을 제조하고, 제조 과정에서 고온·고압의 가혹한 환경 노출을 최소화해 금형의 수명 저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기술도 확보했다.
이번 다전극 진공 감압 주조 기술은 벌크 비정질합금 및 비정질 복합재를 대면적으로 제조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적절한 금형 설계를 접목하면 폴더블폰, 롤러블폰 등 최신 스마트기기와 의료기기, 스포츠용품 등 고부가가치 산업 분야에 응용 가능하다.
나영상 책임연구원은 “차세대 금속 소재로 각광받는 비정질합금의 한계를 극복한, 본격적인 상용화의 초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다전극 진공 감압 주조 기술 및 그 장치 개발과 관련해 2건의 국내 등록 특허와 1건의 미국 등록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창원=임동식기자 dsl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