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 드론택시 뜨자…하늘길 교통정리 척척

통합 관제 'K-드론시스템' 첫 시연
여러 대 드론 모니터링·지원 동시에
통신 모듈로 소통…이착률 '일사불란'
국토부, 2024년까지 체계적 실증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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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가 드론택배, 드론택시 등 K-드론시스템을 활용한 도심항공교통 기술현황을 실증하기 위한 시연행사를 실시했다. 11일 서울 여의도 한강시민공원에서 무인비행장치 이항216이 이륙하고 있다.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교통량조사·수질검사 등 여러 대의 드론이 여의도 하늘을 수놓을 즈음 갑자기 경보음이 울리자 드론이 착륙하면서 길을 열어 줬다. 사람 두 명이 탈 수 있는 수직이착륙기(드론택시)가 이륙을 준비하자 관제시스템(UTM)이 하늘길을 정리한 것이다. 이내 드론택시는 다수의 프로펠러가 빠르게 돌아가면서 고도 55m로 날아갔다. 사람 무게 정도인 쌀 4포대(80㎏)를 싣고 마포대교와 서강대교를 두 번 돌아서 제자리로 안전하게 돌아왔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11일 드론에 관제시스템을 연결한 'K-드론시스템'을 시연했다. 세계 최초다. 우리나라 첫 비행장이 있던 여의도에서 드론 운항을 지원하는 K-드론시스템이 첫발을 내디뎠다.

K-드론시스템은 여러 대의 드론을 동시에 모니터링하고 지원하는 관제시스템이다. 이날 시연에는 2인승 수직이착륙기인 중국의 '이항 216'을 비롯해 국내외 드론 8대가 동원됐다. 드론으로 택배를 원하는 장소까지 배달하는 택배 시연을 시작으로 미래 도심항공교통(UAM) 시대를 대비해 교통량을 조사하고 수질검사, 교량 검사를 하는 드론을 동시에 띄운 관제시스템을 한눈에 보여 줬다. 드론 택배 역시 조종기에 의한 배달이 아니라 관제시스템에 의해 이·착륙했다.

각 드론은 통신 모듈로 관제시스템과 소통했다. 관제 화면에는 실제 드론의 움직임이 보였다. 각각의 드론은 고도 30~80m로 나뉘어 서로 방해 없이 안전하게 움직였다. 현재 K-드론시스템은 8대의 드론을 동시에 지원한다. 오는 2022년에는 20대 정도로 관리 용량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지난 6월 드론택시로 대표되는 UAM 시대를 2025년에 열겠다고 발표했다. 여의도에서 인천국제공항까지 20분대에 도착할 수 있도록 하고, 약 11만원으로 요금까지 제시하는 등 구체적 목표를 밝혔다.

UAM은 드론처럼 수직이착륙이 가능한 전기동력 비행체를 이용해 도시 내에서 정체 없이 이동하는 차세대 모빌리티다. 세계 각국은 UAM을 겨냥해 전기동력 수직이착륙기(eVTOL) 기체를 개발하고 있다. 현재의 기술 개발 속도라면 2023~2025년에는 미국·유럽 등에서 상용서비스 도입이 점쳐진다.

국내에서는 현대자동차·한화시스템 등이 UAM 기체를 개발하고 있다. 현대차는 2028년 UAM 상용화에 앞서 2026년에는 화물을 운송할 수 있는 기체를 상용화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국공항공사는 미래 UAM 시대를 위한 멀티포트(다중 정류장)를 구상하고 있다. 각종 대중교통, 퍼스널모빌리티까지 연계한 포트를 만들어 드론 택시가 정류·충전하면서 다른 교통수단과 연계하는 구조다. 정부 연구개발(R&D) 과제로 자율주행이 가능한 개인항공기(eVTOL)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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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이 이항216 무인비행장치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김민수기자

이날 행사장에는 시연 기체 외에 미국 리프트 에어크래프트의 1인승급 기체 '헥사'도 전시됐다. 틸트로팅 기술(항공우주연구원 자체 개발)을 적용한 수직이착륙 무인항공기(TR-60, 대한항공)를 비롯해 지난달 경남PAV(개인용 비행기) 기술 경연대회 입상작인 '축소형 PAV, 4기', 한국과학기술원(KAIST)이 개발하는 'PAV-1' 등도 소개됐다.

정부는 서울 실증에 이어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체계적인 실증사업을 펼칠 계획이다. 드론 이·착륙장 기준 마련, 종사자 자격 연구 등을 추진한다. 손명수 국토부 차관은 “로드맵에 따라 국내 기업에 신기술이 적용된 드론택시 기체 비행 기회를 지속 제공하고, 상용화를 위한 합리적인 제도를 마련하는 등 국내 산업 육성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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