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2020년 10월 27일 기준 세계 확진자는 4000만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백만명이나 된다. 더욱 심각한 것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 무증상 감염자도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은 코로나19 치료제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현재 코로나19를 치료하는 표준적인 방법은 항바이러스제와 함께 열을 낮춰주거나 가래를 제거하고 산소를 공급해주는 다른 약제를 쓰는 것이다.
◇아직까지 치료제 효과를 보증하는 결정적 연구가 없다
항바이러스제로 유명한 약물은 길리어드 사이언스가 개발한 '렘데시비르'이다. 렘데시비르는 원래 2014년 서아프리카에 유행한 에볼라바이러스를 치료하기 위해 개발됐으나 효과가 입증되지 못해 개발 중단 상태인 약물이었다. 그러다 코로나19에 렘데시비르가 효과가 있다는 여러 연구가 나오면서 다시금 주목을 받았고 올해 4월에 인체를 대상으로 한 임상 시험까지 수행했다. 그 결과 중증 환자 68%가 호전되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
다음으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라는 항바이러스제가 있다. 이 약은 말라리아를 치료하는 약으로서 프랑스 연구팀에서 이 치료제를 사용해본 결과 수십 명의 환자가 호전되었다는 결과를 얻었다. 이 때문에 올해 3월에 미국 FDA에서 치료제로서 긴급승인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이와 별개로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정말로 효과가 있는지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시험을 진행했다.
'로피나비르'라는 항바이러스제도 주목을 받았다. 로피나비르도 코로나19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라 원래 에이즈를 일으키는 HIV바이러스를 억제하고자 개발된 약이다. 로파니비르는 HIV바이러스의 증식을 억제하는 작용을 하는데, 이와 같은 효능 때문에 중국은 물론 국내에서도 일부 환자에게 로피나비르와 다른 항바이러스제인 '리토나비르'를 혼합한 약제를 투여한 적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입원 환자 1만 1266명을 대상으로 한 다국적 임상 시험에서 대표적인 코로나19 치료제인 렘데시비르와 함께 그 외 약물 효과를 측정했다. 이 중 어떤 것도 코로나19를 치료하는 데 큰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 어떤 약물도 실질적으로 입원기간을 줄이거나, 사망률을 낮추거나, 인공 호흡기 사용 필요성을 줄여주지 못했다.
사실 지금까지 치료제가 얻은 긍정적인 임상 시험 결과도 자세히 따지고 보면 실험상 약간의 문제가 있었다. 렘데시비르를 투약이 코로나19 치료에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는 연구 논문은 제3의 기관이 실시한 연구가 아니라 해당 약제를 제조하는 업체인 길리어드사가 직접 연구한 결과였다. 게다가 실험군과 대조군을 별도로 만들어 대조군과 비교했을 때 실험군이 유의미하게 좋아졌는지를 시험하는 무작위 검정 시험도 이뤄지지 않았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도 마찬가지이다. 프랑스에서 진행한 임상 시험은 실험군이 총 80명밖에 되지 않았고 그나마도 기저질환을 가진 환자는 46명이었다. 따라서 실험 결과는 상태 호전 반응이 나올 것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것이었다.
◇왜 치료제를 만들기 어려운 걸까?
코로나바이러스는 RNA 바이러스다. RNA 바이러스는 유전물질로 RNA를 가지고 있는 바이러스인데, DNA는 복제되는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면 이를 교정하는 과정이 있다. 하지만 RNA는 복제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이를 수리하는 과정이 없어 RNA를 유전물질로 사용하는 RNA 바이러스는, 세대를 거듭하면서 끊임없이 돌연변이가 만들어진다. 이로 인해 새로운 RNA 바이러스가 나타나 기존의 치료제는 새로운 바이러스에 대해서는 작동하지 않기 때문에 개발이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 효과가 있는 정도라면 모를까 모든 경우에 완벽하게 듣는 백신이나 치료제 개발은 불가능하다. 사스처럼 바이러스가 다른 바이러스로 변이되어 사라지거나 독성이 극히 약해지는 것을 기대할 수는 있을 뿐이다. 하지만 코로나19는 그런 기대가 무색하게 맹위를 떨치고 있어 인류의 모든 지식과 기술을 총동원해야 할 것이다. 인류는 답을 찾을 것이다!
글: 정원호 과학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