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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1단계로 완화 된 지 3주가 지났다. 지난 3주간국내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는 98→ 102→ 84→ 110→ 47→ 73→ 91→ 76→ 58→ 91→ 121→ 155→ 77→ 61→ 119→ 88→ 103 → 125→ 114→ 127→ 124→ 97명으로 100명 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다.

특히 거리두기 1단계 완화 이후 병원·요양원 등 고위험시설에 이어 중심으로 이어지던 집단감염이 친목모임, 학교, 교회, 직장, 사우나 등 일상생활 곳곳으로 번진다는 점이 최근 코로나19 확산의 특징이다.

빅데이터 분석 전문 업체 사이람과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 이후 2주간 코로나19 확진자 감염 경로를 분석했다. 이 기간 동안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에서 발생한 집단감염 1차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분류했다. 비교를 위해 국내 첫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1월 20일부터 8월 30일까지 수도권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7841명과 이 중 집단 1차 감염자인 3411명의 데이터를 함께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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핼러윈 데이인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 거리 모습. 연합뉴스

◇위험시설 감염 줄고 일상생활 감염 늘어

1월 20일부터 8월 20일까지 수도권 코로나19 확산의 가장 큰 유형은 집단감염이었다. 분석 대상 7841명 중 3411명(43.5%)이 집단감염 관련 확진자였다. n차 감염 사례는 2381명(30.4%), 감염원이 불분명한 1차 감염의 경우는 1074명(13.7%), 해외유입 사례는 975명(12.4%)으로 나타났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시행 이후 2주간(10월 12일~10월 25일) 확진 판정을 받은 445명의 감염경로를 분석한 결과도 대동소이했다. 집단 감염 사례가 214명(48.1%)으로 다수를 차지했고 n차 감염 134명(30.1%), 감염경로가 불분명한 1차 감염 사례는 59명(13.3%), 해외 1차 감염 사례가 38명(8.5%)이었다.

하지만 상세 감염경로를 분석한 결과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였다. 고위험시설이나 중위험시설에서 확진된 사례가 크게 줄었다. 이에 해당하지 않는 집회나 모임, 직장, 학교, 병원 등에서 집단감염이 다수 발생했다.

1월 20일부터 8월 20일까지 지역사회 1차 감염자 3411명의 감염경로를 분석한 결과 중위험시설 1736명(50.9%), 기타 1256명(36.8%), 고위험시설 339명(9.9%), 위험시설 80명(2.3%)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절반 가까운 1571명(46.1%)의 확진자가 중위험시설로 분류된 종교시설에서 발생했다. 뒤를 이어 집회 224명(6.6%), 유흥시설 171명(5%), 방문·다단계 판매 160명(4.7%), 직장 123명(3.6%), 요양시설 120명(3.5%)에서 많은 집단감염 사례가 나왔다.

반면 거리두기 1단계 완화 이후 2주간 확진자 214명의 감염경로는 기타 211명(98.6%), 위험시설 2명(0.9%), 고위험시설 1명(0.5%), 중위험시설 0명(0%)으로 기타로 분류된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상세 감염경로 별로는 병원 79명(36.9%), 모임 49명(22.9%), 미분류 23명(10.7%), 직장 18명(8.4%), 콜센터 14명(6.5%)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거리두기 완화에 친목모임·학교 감염 사례 늘어

데이터를 통해 확인한 바와 같이 최근 코로나19 확산의 특징은 병원과 요양시설 등을 중심으로 이어지던 집단감염이 친목모임, 학교, 교회, 사우나, 직장 등 일상생활 곳곳으로 번지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완화 이후 그동안 자제해왔던 사회·경제적 활동이 다시 활발해지면서 지역사회 곳곳에서 산발적으로 감염이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지난 17일 80명이 참가한 것으로 알려진 경기 용인시 동문 골프모임 관련 확진자가 54명에 이른다. 서울 강남·서초 지인모임과 관련해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는 총 31명이다. 서울 강남구 럭키사우나 관련 확진자도 26일 첫 발생 이후 현재까지 36명이 발생했다.

학교와 학원에서 코로나19 확산도 이어지고 있다. 서울 종로구 고등학교에서는 지난달 29일 첫 확진자 발생 이후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 16명이 발생했다. 경기 성남시 중학교에서도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가 총 34명 나왔다. 경기 포천시 초등학교에서는 지난달 26일 학생 1명이 처음으로 확진 판정을 받은 후 누적 확진자가 16명 나왔다.

감염병에 취약한 요양시설과 병원에서도 집단감염 사례가 계속 나오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노인요양시설에서는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 10명이 나왔다. 송파구 소재 병원에서는 누적 15명, 경기 여주시 장애인복지시설에서는 누적 41명, 경기 남양주시 요양원에서는 76명, 경기 군포시 의료기관과 안양시 요양시설에서 누적 5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최근 브리핑에서 “최근 감염의 확산 양상은 한두 군데 특정한 위험시설을 중심으로 확산되는 경우 보다 일상생활 속 다양한 다중이용시설과 모임이나 식사를 하는 가운데 지인들 간에 감염이 확산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일상과 경제활동을 보장받고 지속 가능한 방역을 위해서는 일상생활에서 마스크 착용, 손 씻기, 손 세척제 사용, 거리두기 같은 방역수칙을 철저히 준수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