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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광활한 우주는 단순히 망원경으로 들여다 보는 대상이 아니다. 현재도 물리적인 탐사가 이뤄지고 있고, 나아가 먼 훗날에는 개척의 대상이 된다. 인류가 지구를 벗어나 새로운 살 곳을 찾아 나설 날이 언제 올지 모른다. 사이언스 픽션(SF) 소설이나 영화에서는 숱하게 벌어지는 일이다.

관건은 수많은 외계행성 가운데 실제 생명체가 살 수 있는 곳을 찾아내는 것이다. 여러 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한다. 주변 항성(태양) 온도와 거리 및 궤도, 그리고 물의 존재 등이 그것이다. 항성과 물은 생명체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요소다. 행성이 무엇으로 이뤄졌는지도 중요하다. 목성이나 토성 같이 질량 대부분이 가스로 이뤄진 곳도 있다.

기준이 되는 것은 당연히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다. 그러나 지구 이상의 조건을 갖춘 행성을 찾는다면 나쁠 게 없다. 지금도 최적의 생명체 거주 조건을 갖춘 행성을 찾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미 일부 성과가 나오고 있다. 최근 미국 워싱턴주립대 연구진이 생명체에게 지구보다 나은 조건을 제공하는 최적의 행성(superhabitable planet) 조건을 제시하고, 실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는 행성을 가려냈다. 4500개 외계행성에서 24곳을 추렸다.

연구팀은 제2, 제3의 지구를 찾기보다는 보다 나은 환경을 가진 행성을 찾는 데 주력했다고 밝혔다.

이들이 제시한 기준은 물이 액체 상태로 존재할 수 있을 만큼, 적절한 거리를 두고 항성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이다. 특히 암석으로 이뤄진 행성을 조건으로 뒀다.

또 지구보다 10% 크고, 질량은 1.5배 수준일 때 조건이 훨씬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더 많은 거주지, 높은 대기 유지성, 강한 중력을 갖추는 기반이 된다. 기후적으로는 평균 온도가 5도가량 높고, 더욱 습하다면 좋을 것으로 봤다.

항성의 조건은 우리 태양과 같은 'G형' 중에서도 온도가 더 낮은 것, 혹은 'K형'이 적합하다고 봤다. 항성은 각 형마다 온도와 크기, 밝기가 다르다. M형을 시작으로 K, G, F, A, B, O형 순으로 크고 뜨거워진다. 이 순서대로 수명도 짧아진다.

연구진이 택한 K형 항성은 수명이 200억~700억년에 달한다. 수명이 길면 길수록 주변 행성에 긴 시간을 담보한다. 생명체가 발현할 수 있는 조건이 되는 동시에 복잡한 생명체가 나타날 가능성도 높인다. 지구에서는 복잡한 생명체가 나타나기까지 40억년이 걸렸다. 연구팀은 50억~80억년이 생명체 출현에 충분한 시간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연구진이 추려낸 24곳 외계 행성 가운데 앞선 조건들을 모두 갖춘 곳은 없다. 그러나 한 곳은 지구보다 생명체가 살기에 훨씬 좋은 환경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아쉽게도 이들 24개 행성에 단기간 내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두 100광년 이상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물론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앞으로의 기술 발전에 따라 또 다른 해법을 찾을 가능성도 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