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갈린 추석 성적표…백화점·면세점 희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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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한산한 인천국제공항 1터미널 면세점/사진=연합

추석 연휴 기간 백화점과 면세점 희비가 극명히 갈렸다. 백화점은 선물세트 판매가 급증하며 모처럼 웃은 반면, 면세점은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황금연휴 특수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아쉬움을 삼켰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백화점은 지난 추석 연휴 기간 선물세트 판매가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 부정청탁금지법 한시적 완화 효과와 귀성 대신 고가 선물세트를 보내려는 수요가 맞물렸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추석 선물세트 매출이 지난해보다 14.7% 증가했다. 현대백화점도 추석 선물세트 실적이 13.8% 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갤러리아백화점 역시 고가 선물 판매가 늘며 매출이 20% 신장했다.

백화점은 추석 선물세트 판매 뿐 아니라 가을 정기세일 효과도 톡톡히 봤다. 이번 명절 연휴가 지난달 25일부터 시작한 가을 정기세일 기간과 맞물리며 모처럼 소비심리가 되살아났다. 명품 등 고가 상품을 중심으로 '포스트 추석' 대목도 기대된다.

반면 면세점은 울상이다. 중국 국경절과 중추절 연휴로 이어지는 8일 간의 황금연휴에도 아무런 특수를 누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면세점으로서는 1년 중 최대 대목이었지만, 올해는 코로나 영향으로 방한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기며 찬바람만 불었다.

심지어 자진 휴업이라는 고육지책까지 나왔다. 아웃바운드(내국인 국외여행), 인바운드(외국인 국내여행) 가릴 것 없이 수요가 급감하자 면세업계는 추석 명절 당일 시내점을 닫았다. 면세점이 명절 당일 휴점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롯데면세점 명동본점 등 시내 5개점과 신라면세점 서울점, 신세계면세점 명동점과 강남점 등이 지난 1일 문을 닫았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명절 연휴동안 무역센터점과 동대문점 모두 쉬었다.

특히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경우 본업인 백화점과 자회사 면세점의 사업 희비가 뚜렷이 갈렸다. 그간 면세점 성장세가 전사 외형 성장을 이끌었지만 이번 추석 연휴에는 코로나 변수로 인해 처지가 뒤바뀌었다.

신세계면세점은 상반기에만 694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며 전사 수익을 끌어내렸다. 현대백화점면세점 역시 공항점 임대료 타격이 없었음에도 상반기 영업손실이 181억원에 달했다.

다만 명절 특수를 놓친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은 이날부터 일부 화장품 매장에 한해 제주점 영업을 재개했다. 조금씩 되살아나는 중국 보따리상 수요를 잡기 위해서다. 또 당분간 내수통관 상품을 중심으로 내수 판매에 집중한다. 신세계면세점은 추석 연휴 기간 내수 판매 전용몰 쓱스페셜에서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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