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머티리얼즈, TEL에 SiC링 양산 공급…티씨케이 독점 시장 다변화

반도체 소재부품 업체 하나머티리얼즈가 실리콘카바이드(SiC)링 시장에 본격 진입한다. 티씨케이가 독식하고 있는 SiC링 시장 구도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Photo Image

27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머티리얼즈는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 도쿄일렉트론(TEL)으로부터 SiC링 양산 승인을 획득했다.

회사 관계자는 “3분기 중에 퀄(승인)을 받았다”면서 “TEL 납품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산 승인을 받았다는 것은 하나머티리얼즈 공장에서 생산하는 SiC링이 TEL에서 요구하는 성능과 품질을 통과했다는 뜻이다. 제품의 공급 자격 획득으로 SiC 사업을 본격화할 수 있게 됐다.

하나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일부 제품은 공급이 이뤄지고 있으며 현재 10개 품목 이상이 개발, 테스트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Photo Image

SiC링은 반도체 에칭(식각) 장비에서 웨이퍼를 붙잡아두는 역할을 한다. 에칭 장비는 챔버 안에서 플라즈마 상태 이온 가스를 웨이퍼 위로 때려 표면을 깎는다. 이 때 웨이퍼를 고정시키지 않으면 가장 자리가 깨지거나 손상이 생길 수 있다.

'포커스링'으로 불리는 이 반도체 공정 부품은 실리콘 소재로 만들어졌다. 그러나 실리콘카바이드(SiC)로 만드는 링의 교체 주기가 실리콘보다 길어 시장 수요가 SiC링으로 이동하고 있다.

링을 교체하려면 공정을 멈추고 에칭 장비 챔버 안을 다시 세정하는 등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내구성 높은 부품이 각광 받은 것이다.

Photo Image
SiC 링<사진=티씨케이>

하나머티리얼즈의 TEL 승인으로 관심은 SiC링 시장 구도에 변화에 쏠린다. SiC링 시장은 일본 도카이카본이 최대주주로 있는 티씨케이(TCK)가 사실상 독점해왔다.

업계에 따르면 티씨케이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80% 수준이다. 도카이카본의 자금력과 제조 기술을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을 장악했다는 평가다.

그 결과 티씨케이는 기록적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 상반기 매출 1076억원과 영업이익 380억원으로 영업이익률 35%를 달성했다.

국내 제조업 평균 영업이익률이 5~6% 수준이고, 소재 산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영업이익이 높은 점을 감안해도 티씨케이의 수익성은 압도적이다.

티씨케이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최종 수요처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도 SiC링 다변화에 의지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가 하나머티리얼즈 승인과 같은 사례로 가시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하나머티리얼즈 외에 재증착 방식으로 SiC링을 재사용할 수 있는 업체도 시장 진입을 시도하고 있어 SiC링 시장 및 서플라이체인에 변화의 바람이 거셀 전망이다.

SiC링은 TEL과 같은 반도체 장비사를 통해 반도체 제조업체로 공급되는 경로가 있고 직접 반도체 제조사로 납품되는 경우도 있다.

하나머티리얼즈는 TEL 외에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등 다른 글로벌 반도체 장비사에도 SiC링을 공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TEL은 하나머티리얼즈의 2대 주주다. 하나머티리얼즈는 당분간 TEL 공급 안정화에 주력한 뒤 추가 공급처 확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