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국가지능화 길 연다]<3>전주기 통합 사업관리체계 도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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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원장 김명준)은 최근 '전주기 통합 사업관리체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치열한 내부경쟁으로 과제를 선정하고, 연구개발(R&D) 전 주기에 걸친 통합 관리를 수행하도록 한다. 이를 세계가 괄목할만한 성과를 창출할 밑거름으로 삼는다.

기존에는 각 단계가 파편화돼 있었다. 기획 단계에서 R&D 수행 이후 활용 방안을 고심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사업을 따낼 수 있을까'에만 집중한다는 내부 비판이 계속돼 왔다. ETRI만을 생각한 '공급자 중심 기획'과 사후 온정적 사업평가가 이뤄지면서 이목을 끌만한 대형평가 창출에 장애가 됐다는 지적이다.

ETRI가 새롭게 개발한 체계는 R&D 기획, 수행, 활용까지 전 주기를 아우른다. 공급자 중심 기획, 대형성과 미흡, 과제 간 경쟁구조에서 탈피하는 것이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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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기 통합 사업관리 체계

가장 큰 특징은 '스테이지 게이트'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스테이지 게이트는 단계를 세세하게 나눠 철저한 검증과 평가를 이루는 것이 핵심이다. 프로젝트 전 미리 실패를 가정하고 깊게 고찰하는 '사전 부검' 성격도 띤다.

총 다섯 단계 중 기획단계에서만 문제 정의, 기술 제안, 과제 제안 순으로 3단계 과정(스테이지)을 마련하고, 각 과정을 평가(게이트)해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게 한다. 첫 번째 스테이지에서는 '고객 요구'와 '접근 방식'을 중심으로 문제 정의를 도출한다. 이를 넘어서면 고객에게 주는 '가치'를 추가해 기술제안서를 도출 및 검증한다. 이때 동료들의 검토도 진행된다. 이어 세 번째 스테이지에서는 경쟁자 대비 목표 수준, 접근 방식 차별성, 고객가치 비교우위와 같은 '경쟁력' 부분을 전반적으로 평가한다. 치열한 내부경쟁 과정이 수반된다.

4~5단계는 과제 수행과 평가다. 네 번째 단계부터는 본격적인 과제 수행에 따른 성과를 진단하고 이후 처방을 다룬다. 수행 중인 과제는 예상 성과를 진단, 목표를 변경하는 '무빙 타깃' 개념을 적용한다. 종료 과제에 대해서는 성과를 키우는 방안을 모색하고, 후속 과제 진행 가능 여부도 결정하게 된다.

다섯 번째 단계는 도출 성과를 확산하기 위한 것이다. 과제 수행 부서가 성과확산 담당 부서와 협업해 확산 효과 극대화를 도모한다.

ETRI는 이 결과 향후 과제 수행 '선택과 집중'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각 단계를 통과하지 못하면 걸러내는 과정으로,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과제에 여력을 낭비할 가능성을 줄인다. ETRI는 단계별로 적합한 전문가와 평가위원 기반 평가를 시행, 객관성을 확보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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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RI 내부 의견도출 모습

ETRI는 김명준 원장이 2009년 당시 구상한 전주기 관리형 사업화 연계 R&D(R&BD) 체계를 기초로 이번 체계를 확립했다.

전주기 통합 사업관리체계는 적용 중에 있다. 이미 일부 사업기획 등에 활용됐고, 올해 내 가능한 사업에 점진적으로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현 연구과제중심제도(PBS) 탓에 성과관리를 외부에서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도 기획 단계에는 전주기 통합 사업관리체계의 틀을 적용할 계획이다. 과제와 사업별 성격에 따라 부분적으로나마 전주기 통합 사업관리체계를 따를 수 있는 다양한 현실 적용모델(기본·깃발·창의·핵심·신속)을 구축했다.

김명준 원장은 “치열한 내부경쟁과 철저한 평가, 확산 방안 도출로 괄목한 만한 성과를 창출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며 “10년 이상 지속할 수 있는 마스터플랜을 수립하고 이를 연구문화로 정착시키면 ETRI의 국가지능화 여정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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