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공매도 시장은 외국인 투자자에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으로 평가받는다. 개인이 보유한 주식을 빌려주거나 개인이 주식을 빌려 공매도에 참여하는 것 모두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이 공매도 제도를 보완·개선할 때 개인 투자자가 쉽게 공매도에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고려되는 것은 대여·차입 수수료 문제 개선이다. 증권사가 공매도 수요가 있는 주식을 모아서 빌려주는데 이 때 주식 대여자에게는 낮은 수수료를, 주식 차입자에게는 높은 수수료를 적용한다. 연간 중개자 역할을 하는 증권사에서 발생하는 주식 대여·차입 수수료는 1조~2조원 가량으로 알려졌다.

개인 신용으로 중개자로부터 주식을 차입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금융투자 업계 한 관계자는 “중개자인 증권사는 외국인·기관투자자에게 일종의 고객관리 서비스처럼 공매도 물량을 거래한다”며 “해당 투자자들이 주식뿐 아니라 기업금융(IB) 등 다양한 거래 주체가 되므로 VIP 고객 관리에 힘쓰는 것이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따라 개인 공매도 참여를 활성화하기 위한 아이디어가 핀테크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구체화되고 있다. 중개자 중심의 폐쇄적인 시장 구도를 깨고 주식 대여자와 차입자가 모여 쉽게 대차거래를 할 수 있는 플랫폼이 연구되고 있다.

류혁선 KAIST 교수는 “최근 금융시장에 핀테크 기업이 진입해 활동범위를 넓히는 것은 기존 금융사 효율성이 낮기 때문”이라며 “디지털금융 시대에 맞게 공매도 시장에도 핀테크 기업이 진입해 대차를 원하는 개인을 모아서 대여·수수료를 형성해 움직이는 방안도 생각해볼만 하다”고 제안했다.

국내 스타트업 디렉셔널은 블록체인 기반으로 개인의 공매도 참여 활성화를 구체화한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디렉셔널의 서비스는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받았다.

이 서비스는 개인과 기관이 직접 주식대차거래를 하도록 지원한다. 개인 대여자는 좀 더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차입자는 더 낮은 가격에 주식을 빌릴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윤정 디렉셔널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P2P 형태 플랫폼에서 여러 개인의 소액 자산을 모아 기관과 비슷한 규모를 달성하고, 시장에서 공정하게 대차거래를 할 수 있는 서비스 구현이 목표”라며 “개인과 기관이 직거래 방식으로 주식대차거래를 할 수 있는 시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변진호 이화여대 교수는 “제도적으로 개인 투자자 참여가 저조할 수밖에 없어 국내에서 개인의 공매도 참여 비중은 1% 미만인데 미국, 유럽, 일본은 전체 공매도의 약 25%가 개인 투자자”라며 “국내 공매도 참여 개인 투자자는 숫자는 적지만 상당히 적극적으로 공매도에 참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