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아빠품처럼 편안한 카니발, '세단급 승차감'에 반하다

박스형태 탈피 역동성에 중점
독특한 라디에이터 그릴 눈길
포지션 낮춘 실내 디자인 적용
롤링 현상 개선···세단급 승차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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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4세대 카니발.

1998년 여름, 온 가족이 기아차 전시장을 찾아 1세대 카니발을 계약했다. 당시 첫 국산 승용 미니밴이던 카니발 출고 이후 한동안 도로 위 시선을 한 몸에 받았다. 카니발은 탈수록 실용적이고 매력적이었다. 커다란 몸집이지만 세련된 디자인에 승합차 수준의 넓은 공간으로 장거리 여행이 굉장히 편안했다.

성인이 돼 운전면허를 발급받아 처음 운전한 차량 역시 아빠의 카니발이었다. 디젤 엔진을 얹은 이 차는 넘치는 힘으로 가속감이 좋아 운전 재미가 쏠쏠했고 연비도 괜찮았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기억 속 카니발은 훌륭했던 아빠 차로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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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가 1998년 출시한 1세대 카니발.

지난 22년간 네 번의 진화를 거치며 국산 대표 미니밴으로 확고한 자리를 굳힌 카니발 4세대 모델을 시승회에서 다시 만났다. 외관은 한층 날렵해졌고, 실내는 더 고급스러워졌다. 가장 놀라운 변화는 세단처럼 편안한 승차감이었다. 아빠라면 누구나 탐낼 만한 구매 요소를 모두 갖췄다.

신형 카니발은 2014년 3세대 이후 6년 만에 선보이는 4세대 모델이다. 차체는 박스 형태가 주류인 전형적 미니밴 모습에서 탈피해 큰 몸집이 날렵해보이도록 경쾌한 흐름을 보여준다. 전체 디자인은 다소 둔해보일수 있는 미니밴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처럼 역동적 이미지로 바꾸는 데 중점을 뒀다. 기아차가 말하는 디자인 콘셉트는 웅장한 볼륨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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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4세대 카니발.

전면은 주간주행등, LED 헤드램프와의 경계를 허문 독특한 라디에이터 그릴이 눈길을 끈다. 측면은 속도감이 느껴지는 사이드 캐릭터 라인과 C필러에 입힌 입체적 패턴의 크롬 가니쉬가 차체 위와 아래를 분리하는 효과를 줘 날렵한 인상을 만든다. 후면은 좌우로 길게 연결한 리어 램프와 크롬 가니쉬가 조화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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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카니발 실내 모습. 12.3인치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을 통합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가 한눈에 들어온다.

실내도 확 바뀌었다. 운전석에 앉으면 12.3인치 클러스터와 내비게이션을 통합한 파노라마 디스플레이, 터치 방식 센터페시아 버튼이 한눈에 들어온다. 간결한 디자인으로 시인성과 조작성 모두 괜찮다. 시트 포지션 자체가 기존보다 낮아져 도심형 SUV에 앉은 듯한 느낌이다. 조명 색상을 바꿀 수 있는 앰비언트 라이트, 전자식 변속 다이얼도 달라진 점이다. 금속이나 나무, 가죽 등 실내 마감재 역시 고급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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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카니발 스마트 파워 슬라이딩 도어.

2열에 다가서면 스마트 파워 슬라이딩 도어가 조용하고 부드럽게 문을 열어 준다. 스마트 키만 가지고 차량에 다가가면 열린다. 트렁크 역시 차량에서 멀어지면 스스로 닫히는 기능을 갖췄다. 어린이를 앉고 이동해야 하는 부모에게 만족도가 높을 기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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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카니발 2열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

시승차는 7인승으로 2열에 프리미엄 릴렉션 시트를 장착했다. 버튼을 누르면 무중력 공간에 떠 있는 듯한 자세로 만들어 엉덩이와 허리에 집중되는 하중을 완화해 피로도를 줄여준다. 안마의자에 앉은 것 같다. 7인승을 선택하면 성인 6명도 넉넉하게 장거리 주행을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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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카니발 실내 모습.

파워트레인은 스마트스트림 D2.2 디젤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맞물렸다.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의 넉넉한 힘을 지녔다. 정숙성은 기존 세대보다 월등히 향상됐지만, 신호 정차 시에는 운전석 기준 엉덩이로 잔진동이 느껴졌다. 디젤 엔진의 한계다. 주행 시에는 진동이나 소음이 크게 거슬리진 않는다. 주행거리가 많지 않다면 디젤보다는 가솔린 모델을 고르는 게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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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4세대 카니발.

제원상 수치가 보여주듯 가속 반응은 직설적이다. 신호 대기 상태에서 가속 페달을 꾹 밟으니 휠 스핀이 살짝 일어날 정도다. 높은 토크 덕분에 2톤이 넘는 덩치에도 가속력이 경쾌하다. 밟는 즉시 튀어 나간다. 핸들링과 제동력도 감탄했다. MDPS 방식 전동식 파워 스티어링은 운전대를 돌리는 만큼 정직하게 코너를 돌고 브레이크 응답력도 가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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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세대 카니발 후면 모습.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세단급 승차감 개선이다. 기존 카니발은 방지턱을 넘거나 브레이크를 급하게 밟으면 전후나 좌우로 차체가 요동치는 롤링 현상이 있었는데 신형 카니발은 불쾌한 움직임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서스펜션은 일반 세단처럼 전륜에 맥퍼슨 스트럿, 후륜에는 멀티링크를 사용했다.

운전자를 배려한 첨단 보조 시스템도 매력적이다.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와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후측방 모니터(BVM), 후방 교차 충돌방지 보조(RCCA)에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까지 고를 수 있어 안전은 물론 편의까지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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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 4세대 카니발.

연비는 무난했다. 7인승 디젤 19인치 타이어 기준 복합연비는 12.5㎞/ℓ 수준이다. 이날 서울 도심과 국도, 고속도로를 포함한 70㎞ 시승 구간에서는 11~12㎞ 사이를 기록했다. 고속도로 정속주행 순간 연비는 15㎞/ℓ에 육박했다.

우수한 상품성을 지녔음에도 디젤이나 가솔린 밖에 고를 수 없는 점은 아쉽다. 하이브리드 등 전동화 모델이 나온다면 고객 만족도가 더 높아질 것이다. 신형 카니발 가격은 트림에 따라 3160만~4354만원이다. 시승차였던 시그니처 7인승 디젤 트림은 4354만원으로 19인치 콘티넨탈 타이어, 나파 가죽시트 등을 갖췄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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